스타는 이름값으로 산다. 우리는 스타의 이름을 수없이 듣고 부른다.
인기 높은 톱스타들의 이름은 오히려 친구들의 이름보다 친숙하다.
단순히 이름을 떠나 상품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스타들의 이름에는 사연과 뜻이 숨어있다. 우스꽝스런 본명은 배꼽을 쥐게 한다.
스타의 이름이 그 어느때보다 각광받고 있는 시대, 스타들의 이름을 대해부했다.
10년 전 H.O.T가 등장했을 때 '핫'으로 읽으면 구세대, '에이치 오 티'로 읽으면 신세대란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이후 줄줄이 등장한 신세대 그룹들은 이름만으로는 뜻을 짐작하기 힘든 독특한 팀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은 해체한 S.E.S가 '바다(SEA), 유진(EUGENE), 슈(SHU)'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거란 것 정도는 '상식'. 젝스키스, 핑클 등은 복잡한 단어의 조합으로 팬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신'이란 뜻의 god 역시 대문자와 소문자 표기가 혼재하다, 인기가 한참 올라가자 '가드'가 아닌 '지오디'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잠시 잠깐 관심을 놓쳤다간, 구세대로 전락하기 딱 좋은 가수와 그룹 이름을 해부했다.
★알쏭달쏭 영어이름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성 3인조 SG워너비. '한국의 사이먼 앤 가펑클이 되겠다'는 포부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름 잘 지은 덕인지 2집 '살다가'는 트리플 히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중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태국에서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세븐이 이름을 얻게 된 일화 하나. 프로듀서 양현석이 연습생 시절의 세븐과 함께 중국집에 갔다가 단무지가 7개 나온 걸 보고 "너 세븐해라"고 말한 게 바로 이름이 됐다는 사연. 세븐 역시 '행운의 숫자'로 작명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제2의 동방신기'를 표방하고 나선 SS501(에스에스오공일)은 다섯명이 하나 되어 스타가 되겠다는 의미.
혼성 4인조 럼블피시는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란 뜻처럼 갓 잡아낸 회같이 신선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멤버를 잃은 원티드(WANTED)는 '음악'이란 현상금이 걸렸다는 뜻에서 '현상수배'란 이름을 붙였다.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쫓아다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뼛속까지 게으른 이들'이란 뜻의 그룹 레이지본. 스스로 게으르다고 말하지만 바쁘게 음악 이력을 쌓고 있는 부지런한 팀이다.
힙합 듀오 사이드-비(SIDE-B)는 LP 판의 사이드 A면과 B면 중 메인 곡이 아닌 마이너 곡들로 채워지는 B면을 뜻한다. 자신들이 처음 힙합을 시작했을 땐 일부 마니아층만이 공유했다는 의미에서 비주류 문화를 의미하는 B를 이름으로 택했다는 설명이다.
남성듀오 스토니스컹크는 '돌같이 굳은 마음으로 중독성 강한 음악을 한다'는 의미. 여성 4인조 빅마마는 '큰 엄마처럼 푸근한 노래를 하겠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윙윙거린다'는 뜻의 남성 5인조 버즈는 '열광, 흥분의 도가니' 등으로 해석해달라는 주문.
★뭐니뭐니해도 한글이름 JYP 사단은 한글이름을 가진 팀이 많기로 유명하다.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는 비를 비롯해 별, 노을, 원투 등이 박진영이 발굴한 가수들. 비가 비를 좋아해서 붙인 예명이라는 건 유명한 얘기. 남성듀오 원투의 이름이 재밌다. 랩을 가리키는 '원래 건방진 말투'의 앞뒤 글자를 따서 만들었기 때문.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힙합듀오 배치기는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 안위와 풍어를 바라며 불렀던 노래를 의미한다.
'동방의 신이 일어나다'는 뜻의 동방신기는 아시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은 한문이름. 멤버 이름 역시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유노윤호, 최강창민으로 지었다. 같은 소속사의 천상지희도 같은 맥락. 천상의 지혜와 기쁨이라는 뜻의 천상지희 멤버 이름은 천무스테파니, 지성선데이, 희열다나, 상미린아다.
★예명 같은 본명 '아시아의 별'로 뜬 보아의 본명은 권보아. 성을 뗀 이름만으로 아시아를 제패했다. 장나라 역시 본명을 그대로 쓴 경우. 조성모도 호적에 올라있는 이름이다. 조성모의 팬클럽 이름은 '마리아'. 옥주현, 이효리도 본명 같지 않은 본명을 쓰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