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35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북한-일본전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 경기다.

보기드문 '무관중-제3국 개최'라는 점 말고도 양팀의 경기를 앞둔 분위기도 사뭇 대조적이라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북한(승점 0)과 일본(승점 9) 모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혁명정신으로 싸워라!

6일 수파찰라사이 경기장에서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한 북한은 일본전에 대비한 전술을 시험했다.

북한은 2월9일 일본전에 출전했던 선수 가운데 7명이 바뀌어 지난 3일 이란전에서처럼 변칙 시스템으로 일본과 맞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일본전서 사력을 다해야 할 처지다. 최종예선 4전 전패를 당한 북한은 남은 2경기를 반드시 잡아 조 3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실낱같은 본선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분위기는 전쟁을 앞둔 병사들과도 같다. 북한대표팀의 리희윤 단장은 6일 선수들에게 "이번 일본전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합이다. 혁명 정신과 필승 정신을 앞세워 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이란전에서 퇴장당해 일본전에 나서지 못하는 윤정수 감독 역시 "아직 희망이 있으니 남은 2경기를 아주 진지하게 임하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북한과 달리 일본 분위기는 우울하다.

주전 4명이 결장하기 때문이다. 미드필드의 핵인 오노 신지(페예노르트)가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다. 약 2~3개월간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미드필더 나카타와 나카무라, 왼쪽 윙 산토스가 지난 3일 바레인전에서 경고 누적이 발생해 역시 출전할 수 없다. 이들은 일본이 최종예선서 3승(1패)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다.

승점 9로 B조 2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북한전에서 비기기만해도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그러나 만일 패할 경우 조 선두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북한전에 사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이 북한의 하늘을 찌를듯한 기세를 막아낼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