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진이 몸에 좋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남산 소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무분별하게 소나무 껍질을 도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남산 체육공원 옆 언덕에 서 있는 소나무 5그루는 지름 4∼5㎝, 깊이 0.5㎝쯤 껍질이 벗겨져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몇 그루는 상처를 입은 지 얼마 안 되는 듯 송진이 흘러내렸다. 날카로운 단면으로 볼 때 누군가 칼로 껍질을 도려낸 것으로 추정됐다.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탓인지 이곳 소나무 10여 그루 가운데 5그루가 같은 방식으로 훼손된 상태였다. 매일 새벽 남산에 오른다는 '나사로의 집' 김흥용 목사는 "얼마 전 한 부부가 칼로 소나무 껍질을 벗겨내고 있길래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송진향을 맡으면 건강에 좋다'고 대답해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한 달 전쯤부터 이곳 소나무가 차례로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1968년 남산 전역에 설치됐던 철제 울타리가 철거되고 있어서 이 같은 산림훼손이 더욱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남산에는 이같이 훼손된 소나무가 더 많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확한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남산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경찰·환경단체 등과 협조해 산림훼손을 집중 단속하고, 등산객을 상대로 홍보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입력 2005.06.0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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