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역 해군 관계자들이 모인 공식·비공식 행사에서 건배 제의를 할 때 '바다로! 세계로!'라는 종전 구호 대신 '단결'이라는 구호가 사용되고 있다. '바다로! 세계로!'는 1995년 당시 안병태(安炳泰) 해군참모총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양해군을 건설하자며 사용한 뒤 해군을 상징하는 구호가 됐다. 그 뒤 공군도 항공우주군을 지향한다는 슬로건 아래 '하늘로! 우주로!'라는 건배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
해군 구호가 바뀐 것은 지난달 19일 남해일(南海一) 해군참모총장이 재경(在京)지역의 해군 중령급 이상 간부 280여명에 대한 격려행사에서 한 말이 계기가 됐다. 남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동안 대양해군 건설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왔다. 건배 제의 때 늘 '바다로! 세계로!'라는 구호를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이어 "그러나 해군 장병의 결속과 화합을 다짐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자는 의미에서 금년 말까지 '단결'이라는 구호를 사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동안 해군이 내부의 음해성 투서와 상호 비방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던 것이 남 총장의 '제안'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현직 해군참모총장에 대한 인사비리 의혹이 청와대에 제보되어 군 검찰 등 수사 당국이 대대적인 내사를 벌여 해군 전체가 흔들린 적이 있다. 해군 관계자는 "그동안 인사철을 전후해 많은 음해성 투서와 제보가 있었고 이로 인해 갈등과 반목이 초래된 면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입력 2005.06.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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