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로 결혼 80주년을 맞은 노부부의 금실 비결은 "미안해"와 "그래, 여보"라는 말이었다.
영국 히어포드에 사는 퍼시 애로스미스(105)와 플로렌스(100) 부부는 1925년 6월 1일 동네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법률사무소 직원이었던 남편 퍼시가 스물다섯 살, 주일학교 교사였던 플로렌스는 스물이었다. 이때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태어나기도 전이었고, 히틀러는 그의 저서 '마인 캄프(나의 투쟁)'를 구상 중이었다.
이들은 결혼 2년 후 입주한 히어포드 브라인튼가(街)의 집에서 지금껏 살아왔다. 이들의 80년 해로(偕老)는 기네스북의 '세계 최장 결혼기록'을 경신했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기존 기네스북 기록은 일본 노부부의 결혼 78주년이었다.
퍼시 할아버지와 플로렌스 할머니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어떻게 80년이나 부부로 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플로렌스 할머니는 "미안해(Sorry)"라고 말하는 걸 절대 주저하지 말라고 했다. 퍼시는 "그래, 여보(Yes, dear)"라는 두 단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코 다툰 채로 잠자리에 들지 않았으며, 열심히 일하며 산 것이 축복받은 결혼과 장수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TV 연속극 보는 걸 남편이 싫어하는 것만 빼면, 요즘엔 별로 다투지 않지요. 우린 다툼거리가 생기면 꼭 같이 풀어 나가죠. 싸워도 항상 다시 친구가 돼, 껴안고 토닥거린 뒤 키스를 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플로렌스 할머니의 말이다. 점심 때 셰리(도수 높은 포도주) 한 잔과 밤에 위스키 한 모금을 마신다는 그녀는 "80년간의 결혼이 쉽지는 않았지만 소중한 남편이 있었기에 매 순간이 의미있었다"며 "그는 내 인생의 사랑(love of my life)"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네스북의 최장기 결혼기록뿐 아니라, 최고 부부 합산 나이 기록도 깨뜨렸다. 두 사람의 합산 나이는 205세하고도 267일이다. 자녀 셋과 손자·손녀 여섯, 증손자 아홉을 둔 이들은 1일 성대한 가족잔치를 열었다.
입력 2005.06.01. 18:32업데이트 2005.06.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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