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아'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 박지빈.

"마음이 따뜻해질 거예요. 슬픔이 희망이 되는 영화죠."

광고 메인 카피를 줄줄 읊어댔다. "촬영이 끝난 뒤 뭐하고 놀았냐"는 질문엔 "홍보에 매달렸다"고 대답했다.

인터뷰에 응하는 모양새가 웬만한 성인연기자 뺨친다. 우는 장면에선 약을 쓰기 거부했을 정도로, 연기 욕심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7일 개봉된 영화 '안녕, 형아'(감독 임태형, 제작 MK픽처스)의 주인공 박지빈(10). 초등학교 2학년 '한이'로 나왔다. 형 '한별'을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말썽꾸러기. 그러나 어느날 착한 형이 뇌종양 진단을 받으면서 모든게 달라진다.

영화의 흐름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그러나 전혀 힘에 부쳐보이지 않는다. 아역 특유의 과장된 표현도 찾아볼 수 없다. "엄마 그럼 형 죽는거야"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어보는 모습 앞에서 관객들은 무장해제된다.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저도 세살 위 누나를 마구 괴롭혀요. 괜히 시비도 걸어보고, 사고도 치고."

극중 설정 그대로 힐리스, 자전거 다 선수급이다.

비의 '태양을 피하는 법'을 부르는 장면을 꼬박 반나절 동안 찍었는데, 편집에서 상당부분이 잘려나가 섭섭했다.

이 신은 지난해 말 SBS의 한 시상식에서 박지빈이 노래와 춤 솜씨를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김은정 시나리오 작가가 일부러 넣은 것이다.

일곱살때 주위 권유로 모델에이전시에 사진을 돌렸다. 여덟살때 뮤지컬 '토미'로 데뷔했고, SBS TV 주말극 '완전한 사랑' 등에 나왔다.

지난해 2학기때는 '안녕, 형아'를 찍느라 학교에 세번밖에 못갔다.

그래도 연기자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힘든 점보다는 재밌는 일이 더 많았다.

가수 비의 왕팬인데, 2003년 비의 팬미팅 행사때 게스트로 참가했다가 사인을 받았다.

'안녕, 형아'의 주제가를 함께 부른 김장훈에게 최근 PSP를 선물받았다. "(김장훈) 형아가 기타를 선물해준다고 약속했다. 다음엔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큰소리치는 모습이 꿈많은 열살의 밝은 앞날을 예고해준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