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시족 중에는 유독 '커플'이 많다. 점심 무렵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선 손을 잡고 쌍쌍이 식당으로 향하는 남녀가 흔하다.
"부모님도 공무원 지망생 남자친구라니까 무척 좋아하시던데요?" 일반행정직 9급 시험을 준비 중인 경상대 법학과 4학년 전공진(여·22)씨의 말이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경찰 9급 시험을 준비 중인 복학생 박성민(26)씨. 두 사람은 올 초 학교 공무원 대비반에서 만났다. 전씨는 "같은 목표에 비슷한 고민 때문인지, 주위 수험생 4~5명에 한 명꼴로 공시생 커플"이라고 말했다. 작년 4월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공시족 김태현(26·안동대 졸·가명), 이승미(여·24·동국대 4년 휴학 중·가명)씨 커플은 하루 중 식사 때가 유일한 데이트 시간이라고 말했다. 달콤한 만남은 합격 후로 미루며 서로의 정진(精進)을 격려하고 있다.
한림공무원학원 양정걸 실장은 "5급 공무원을 뽑는 '고시'보다 7~9급 공무원시험 응시자의 커플이 많은 것은, 여성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합격하면 평생 안정되고 넉넉한 생활을 누릴 것이란 기대감도 큰 것 같다"고 했다.
입력 2005.05.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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