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심지호가 화끈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영화 '녹색의자'(감독 박철수, 제작 합동영화사)에서 섹시스타 서정을 연인으로 맞아 지독한 사랑연기를 펼친 것.

심지호는 극중 서른두살의 이혼녀 문희(서정 분)를 사랑하게 된 열아홉살의 법적 미성년자 현의 역할.

지난 2000년 12월 유부녀와 10대 고교생이 원조교제를 이유로 구속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들이 다시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가정에서 출발, 둘만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법정으로 끌려가면서도 그 아이는 괜찮냐고 울먹이던 여자와 마음붙일 곳 없었던 소년. 그들에겐 절실한 사랑이었지만 사회적 시선은 차가웠다.

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섹스는 두명의 주인공이 관계를 조율하고 소통하는 그들만의 언어.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정사장면은 기존의 멜로영화나 스토리 중심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감상주의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섹스 코드로 접근했다. 기교에 치중한 외부적인 테크닉보다 심리적인 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본으로 두 여인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갖다 대는 방식을 취했다는 게 박철수 감독의 얘기.

순수한 소년의 모습과 거친 남자의 모습이라는 이중적인 매력을 한껏 발산한 심지호는 "노출연기가 분명한데도 이 작품을 영화 데뷔작으로 선택한 건 깊이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며 "2개월에 걸친 촬영기간중 서정 선배의 따뜻한 배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의자'는 2005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부문과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등 세계가 먼저 주목한 영화로 오는 6월 10일 개봉한다.

(스포츠조선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