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세상살이라지만 기쁜 때도 있게 마련이다. 시골 태생이라는 한 독자가 '甘雨'에 대한 풀이를 요청하였다.

甘자의 원형은 '맛있다'는 뜻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보고 입을 벌리어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후에 모양이 약간 달라졌다. '달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雨자는 '비'(rain)를 뜻하기 위해서 하늘에 매달린 구름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이것이 부수(의미요소)로 쓰인 글자들은 모두 날씨와 관련이 있다.

甘雨는 '때를 잘 맞추어 알맞게 내리는 단[甘] 비[雨]'를 이른다. 인생에서 가장 기쁜 일 네 가지는 무얼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송나라 때 시인 왕수(汪洙)는 다음과 같은 답안을 제출하였다. '왕가뭄에 단비를 만났을 때, 타향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 첫날밤에 촛불을 밝혔을 때, 금방에 이름이 올랐을 때'(久旱逢甘雨, 他鄕遇故知, 洞房花燭夜, 金榜掛名時). 공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 ▶ 다음은 '위무'

(전광진·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www.ihanj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