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판사 임용 1위(19명)·검사 임용 1위(21명), 최근 5년간 특목고를 제외한 일반고 중 사시 합격자 배출 1위(55명).

전남 순천고가 서울 강남 소재 고교와 외국어고를 제치고 '판·검사 배출 명문고'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윤정근(尹丁根) 교장은 "가난한 집안의 수재들에게 사법시험 합격만큼 매력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1990년대에 법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비율이 특히 높았다는 것이다.

또 1970~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 호남차별 때문에 자격시험인 사법시험을 선호했다는 분석도 있다.

천연필(千連弼) 운영위원장은 "호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차별받던 시절에 임용고시인 행정고시보다는 사시를 지망하는 동문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문과(文科) 강세'가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2001년에는 문과반 덕분에 수능시험 상위 20개교에 포함되기도 했다. 올 들어 비평준화 고교에서 평준화 고교로 전환했어도 이런 전통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학교측은 말했다.

순천고 출신 현직 판사로는 이태운(李太云)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 등 19명, 현직 검사로는 강영권(姜永權)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등 32명이 재직하고 있다.

(순천=금원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