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9시 20분께 일본 효고현(兵庫縣) 아마가사키(尼崎)시 JR 후쿠치야마(福知山)선 다카라쓰카(寶塚)-도시샤(同志社) 구간에서 쾌속열차 7량 가운데 4량이 탈선, 전복되면서 차량이 선로변 맨션 1층에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3명이 사망하고 최소 417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소방 당국은 밝히고 있다.

사망71명 부상440명으로 최근40년중 일본최악의 열차사고로 기록된 아마가사키 사고현장에서 26일 사고발생 거의하루뒤에 한 생존자를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레 구조해내고 있다.

사상자들 가운데 승객과 맨션 주민 등이 각각 몇명씩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사망자 가운데 남자가 28명, 여자가 25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JR니시니혼(西日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열차는 거의 만원 상태로 약 580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사고의 인명피해는 정면충돌로 42명이 숨진 1991년 시가(滋賀)현 시가라키(信樂)고원철도 사고를 웃도는 것으로 160명이 사망한 1962년 도쿄(東京)시내 미카와시마(三河島) 사고 이래 43년만에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됐다.

사고가 난 곳은 도쿄(東京)에서 서쪽으로 410㎞ 떨어진 아마가사키역으로 사고 지점은 이 곳에서 북서쪽으로 1㎞ 가량 떨어진 커브구간이다.

열차 차량 7량중 4량이 털선했으며 맨 앞 차량은 탈선후 주차장에 서있던 자동차를 들이받은 뒤 맨션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원인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시속 70㎞인 사고구간을 과속운행한 것이 탈선의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JR니시니혼에 따르면 사고구간 진입전 직선 구간의 제한속도는 120㎞로 이론상 커브구간 주행속도가 133㎞ 이상이면 탈선한다.

특히 사고열차는 바로 전 정차역에서 정차위치를 8m 정도 지나쳐 정차위치를 바로 잡은 후 승객이 내리고 탄 후 출발하는 바람에 직전 역을 예정시간보다 1분 30초 정도 늦게 출발해 이 때문에 기관사가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과속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승무원은 경찰에서 “기차가 평상시보다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일부 생존자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또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23살 나이에 운전경력이 11개월에 지나지 않으며 지난해 6월에도 역을 지나쳐 상부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또 사고 구간에는 제한속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도록 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으나 자동속도제어기중 가장 오래된 구형이어서 제한속도를 초과하더라도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총리실과 국토교통성은 각각 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현재 수 백명의 구조반원들이 현장에 급파돼 차량 안에 갇힌 승객 구조작업을 벌였다.

또 사고 소식을 듣고 승객 친지들도 현장으로 달려왔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인 하야시 다카미치는 자신의 19살난 형 히로키가 사고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로 차량에 갇혀 있다고 알려왔으나 현장에서 형을 찾지 못했다며 애통해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관저에 설치했던 긴급연락실을 대책본부로 격상시킨 후 “관계부처가 긴밀히 연계해 빈틈없이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아키히도 일왕도 이례적으로 구두 메시지를 띄워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기타가와 가즈오 교통상은 사고 현장에 나와 “비극”이라면서 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효고현도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육상자위대에 인명구조를 위한 긴급출동을 요청했으며 JR니시니혼(西日本)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도쿄=연합뉴스)

◆사고원인

사고 원인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반경 300m의 급커브 구간에서 제한속도 70㎞ 이상으로 과속운행한 것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경 300m의 급커브는 재래식 철도시설 중에서는 가장 급커브에 속한다.

JR니시니혼(西日本)에 따르면 사고구간 진입 전 직선 구간의 제한속도는 120㎞로 이론상 커브구간 주행속도가 133㎞ 이상이면 탈선한다.

사고 구간에는 제한속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도록 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으나 자동속도제어기 중 가장 오래된 구형이어서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급커브 구간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된 '탈선방지 가드'도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열차는 바로 전 정차역에서 정차위치를 8m 정도 지나치는 바람에 정차위치를 바로 잡은 후 승객이 내리고 탄 후 출발하는 바람에 예정시간보다 1분30초 정도 연착했다. 열차 운전사가 운행 시각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과속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왜 인명피해가 컸나

사고를 일으킨 열차는 JR니시니혼이 1991년에 개발해 운행에 투입한 에너지 절약형. 전기를 아끼기 위해 차체를 스테인리스로 제작해 경량화한 데다, 가속성능을 향상시키다 보니, 철제 차량에 비해 충격에 약했다는 지적이다.

'신칸센의 안전신화가 붕괴하는 날'이라는 책을 쓴 과학평론가 사쿠라이 준(櫻井淳)은 "철제차량이었다면 사상자도 절반으로 줄었을 것이다. 철도회사가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쓰다 보니, 이런 사고를 상정한 차량강도 등은 검토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고의 인명피해는 정면충돌로 42명이 숨진 1991년 시가(滋賀)현 시가라키(信樂) 고원철도 사고를 웃도는 것으로, 160명이 사망한 1963년 요코스카(橫杉賀)선 쓰루미(鶴見)역 사고 이래 40년 만의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됐다.

◆사고 현장

사고 직후 승객들은 휴지처럼 구겨진 열차의 깨진 창문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 빠져나와야 했고, 심하게 다친 승객들은 선로 옆에서 쓰러지는 등 아비규환을 이뤘다.

60대 승객은 "러시아워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열차는 만원이었다. 열차가 평소보다 빠르다고 느끼는 순간 차체가 기울고, 비명소리와 함께 뒤쪽에 있던 승객이 차 한가운데로 날아왔다"고 증언했다.

열차는 7량 중 앞쪽 5량이 탈선하고, 맨앞 2량은 철로 옆 고층 아파트 1층을 들이받고 전복, L자형으로 휘어지면서 대파됐다. JR니시니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열차는 통근시간대와 겹치면서 거의 만원 상태로 약 580명이 타고 있었다.


(아마가사키=최흡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