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대 교황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택한 '베네딕토'란 이름은 역대 교황 중 15명이 선택했던 이름이다. '축복된' '좋게 말한'이란 뜻을 갖고 있다. 열여섯 번째로 이 이름을 택한 새 교황은 이탈리아 출신 베네딕토 15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 즉위한 베네딕토 15세는 재임기간 동안 평화 7개안을 내는 등 유럽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1914년 크리스마스 때 일시 휴전을 막후에서 성사시켰으며, 종전 후엔 아르메니아 난민구제에 헌신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신에게 우리의 삶을 바칩시다'란 유언을 남겼다. 라칭거 추기경은 이런 베네딕토 15세의 유지를 이어 평화중재자의 역할을 하려 한다는 분석들이다.
전문가들은 수도원 제도를 창설한 6세기 수도사 성 베네딕토도 라칭거 추기경의 이름 선택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베네딕토 수도회의 창시자인 성 베네딕토(480~547)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로마에 환멸을 느껴 동굴로 들어가 3년간 수행하면서, 바깥에서 줄에 매단 바구니로 빵을 받는 것 외엔 일절 접촉을 않았고 악마의 유혹과 처절한 싸움을 벌였다.
수도원 원장시절엔 엄격한 지도에 불만을 품은 수도사들로부터 독살위협도 받았다.
이와 관련, 영국 성공회는 "베네딕토 16세란 이름을 택한 것은 라칭거 추기경이 금욕적인 생황을 오늘의 교회에 접목시키기를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