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한가지만 잘 해도 대접받는 세상이다.
등판하기만 하면 완투를 기대하게 만드는 삼성 배영수가 프로야구 선발투수의 1인자라면 그는 명
실공히 '원포인트 릴리프'의 황제다.
LG 류택현(34)이 '질과 양'으로 동시에 승부를 걸고 있다. 류택현은 18일 현재 팀이 치른 12게임 가운데 10게임에 등판했다. 웬만한 야수들이 부끄러워질 게임수다.
자주만 나오는게 아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의 주력 왼손타자들을 확실하게 잠재우고는 더 이상의 미련없이 마운드를 내려간다. 17일 기아전서는 5-4로 앞선 7회 1사후 기아 왼손 간판타자인 3번 장성호 타석때 4번째 투수로 등판, 유격수 땅볼로 막아 홀드를 챙기고는 4번 홍세완 타석부터 마운드를 장준관에게 넘겼다.
류택현의 최대 장점은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에 있다. 10게임서 6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줬고 삼진은 7개나 솎아냈다. 감독이 가장 허무해지는 순간이 왼손 원포인트가 왼손 타자에게 안타를 맞을 때고, 그를 넘어 숫제 슬퍼지는 것이 바로 볼넷으로 내보낼 때다. 반대로 류택현처럼 삼진이나 범타로 왼손타자들을 제압하는 왼손 원포인트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존재다.
선발들이 일찍 무너져 고민인 LG지만 류택현이 이끄는 허리만큼은 어느 팀 부럽지 않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