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잠실구장 1루쪽 두산 코치실. 롯데 정수근이 친정팀 두산 코치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두산 김광수 수석코치와 윤석환 투수코치가 환한 얼굴로 맞이한다. 전날 플레이를 놓고 활기찬 대화가 오가더니 화제가 롯데 마운드로 흘러간다.
정수근 : (자랑스런 표정으로)어제 보셨죠? 우리 투수들 공이 장난 아니예요. 쉽게 못칠걸요. 지난해랑은 비교가 안돼요.
윤코치 : (심드렁한 말투로)그거, 심판들이 잘 잡아줘서 그런거 아냐.
정수근 : (갑자기 목청을 높이며)아니, 왜 그러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외야에서 봐도 공이 기가 막히게 들어가던데. 코너워크가 장난 아니더라구요.
윤코치 : 심판들이 많이 도와줬다니까.
정수근 : (갑자기 핏대를 올리며)에이, 말도 안돼요. 그리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심판들 스트라이크존이야 돌고 도는거잖아요.
윤코치 : (슬며시 웃음을 띄우며)그래 그래, 알았어. 그만 해둬라.
윤코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수근이 꾸벅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려고 한다.
김코치 : (정색을 하며)야, 너 어디가. 아직 말 다 안끝났잖아. 너 우리 라커에 가려고 그러지.
정수근;네, 얼굴 좀 보고 와야죠.
김코치 : (목소리를 높여)너, 거기 가지마. 괜히 우리 애들 말 많이 하면 힘 빠진단 말이야. 경기력에 지장이 있어.
정수근 : 오늘 다들 왜 그러세요. 가끔씩 수다를 떨어줘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잖아요.
정수근이 씩 한번 웃고 두산 라커로 발걸음을 옮겼고, 잠시후 커다란 웃음소리가 라커에서 터져나온다.
(잠실=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