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최재천 교수의 지적처럼 35억년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 출산율을 낮추는 생물은 일찍이 없었다. 고령 인구(65세 이상) 비율이 7%에서 20%로 증가하는 데 걸린 시간을 보면 프랑스는 156년, 영국 92년, 미국 86년, 일본은 36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26년에 불과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지의 발행인인 저자는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추세라면 우리들의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인들은 병들었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으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비생산적"이라는 고정관념부터 뒤흔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60~75세 인간은 직장에서 더 이상 지적·신체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방은 사회를 잠식하는 인종주의의 하나"라고 통렬히 비판한다. 하긴 베르디가 오페라 '팔스타프'를 쓴 것은 80세, 괴테가 24세에 쓰기 시작한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2세 때였다. 편견만 버린다면 더 많은 베르디와 괴테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김성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