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부씨

국내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동포 장명부(55·張明夫·일본명 후쿠시 히로아키·福士敬章)씨가 13일 사망했다. 장씨가 이날 저녁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미나베초의 마작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찾아왔던 친구가 발견해 경찰서에 신고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어머니의 집이 미나베초에 있어 약 1년 전부터 이곳에서 마작집을 운영했으며, 이날 몸이 좋지 않다며 가게의 소파에서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80년대 말 이혼한 장씨는 슬하에 아들 셋을 두고 있는데, 가족들은 장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1969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장씨는 난카이 호크스와 히로시마 카프를 거친 뒤 83년 한국 프로야구 삼미 슈퍼스타즈에 입단했다. 일본에서의 통산 성적은 91승84패9세이브, 방어율 3.68. 히로시마 카프 시절 두 차례나 시즌 15승을 기록하며 카프가 79년과 80년 센트럴리그를 제패하는 데 기여했다.

장씨는 삼미 입단 첫 해인 83년 팀의 100경기 중 무려 60경기에 등판, 30승(16패6세이브)의 놀라운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가 세운 시즌 최다승, 최다 선발(44경기), 최다 이닝(427.1), 최다 완투(36) 등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장명부씨는 몸쪽 승부를 즐겨 타자와의 빈볼 시비를 자주 일으켰으며, 특유의 여유 있는 미소로 '너구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장씨는 86년 빙그레에서 1승18패의 부진한 성적을 남긴 뒤 은퇴했다. 4년간 통산 성적은 55승79패18세이브, 방어율 3.55. 은퇴 후 87년 삼성의 투수 인스트럭터, 90년 롯데 투수코치를 지냈지만 91년 마약사범으로 구속되면서 한국 야구계로부터 영구 제명됐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묘비 제작 등 개인 사업을 했으며, 둘째 아들은 스모 선수로 활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