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니스트 KBS2 밤 10시5분

극장 개봉과 공중파 방영을 동시에 시도하는 '특별기획 KBS 프리미어' 제2탄. 1년째 불면증에 시달리는 '기계공' 트레버(크리스천 베일)를 축으로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다. 그는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몰골에 소극적 행동으로 직장 동료들에게도 소외당하기 일쑤다. 오직 매춘부 스티비(제니퍼 제이슨 리)와 공항 커피숍 웨이트리스 마리아(아이타나 산체스-기욘)만이 그런 그를 이해하며 소통한다. 어느 날 이반(존 셰리언)이란 자가 등장하면서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기묘한 분위기나 충격적 반전도 인상적이지만, 트레버라는 캐릭터와 그를 체현하기 위해 8주간의 극단적 다이어트로 무려 30㎏을 감량했다는 크리스천 베일의 섬뜩한 육체가 압권이다. '아메리칸 싸이코' '이퀄리브리엄' 등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185㎝의 그 '몸짱' '얼짱' 말이다.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를 떠올리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미묘한 악몽'을 안겨준다. 단, 이 판단은 15세 등급으로 개봉되는 극장판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참고로 밝히면 TV판은 44초가 삭제되었다.

원제 The Machinist. 감독 브래드 앤더슨. 약 101분. 19세 이상. ★★★☆(5개 만점).

초콜릿 고마워 EBS 밤 11시45분

‘의식’에 이은, ‘클로드 샤브롤 후기작 특별전’ 두 번째 선택이다. 명망 높은 피아니스트 앙드레 폴란스키(자크 뒤트롱)와 그와 재결합한 유명 초콜릿 회사 사장 미카(이자벨 위페르), 아들 기욤(로돌프 폴리), 기욤과 같은 날 태어난 피아니스트 지망생 잔느(안나 모글레리스) 네 사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무엇보다 리스트·쇼팽 등의 피아노 음악을 배경으로 서서히 드러나는 미카의 음모와 위선이 압권이다. 연기 앙상블 또한 최상의 만족을 안겨주고.

원제 Merci pour le chocolat. 2000년. 약 95분. 15세 이상. ★★★★☆

(전찬일·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