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정말 얄밉다~."

톱스타 이병헌의 입이 삐쭉 나왔다.

느와르 액션 영화 '달콤한 인생'(제작 영화사 봄)에서 이를 악물고 촬영한 일명 '구더기 신'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극중 '구더기 신'은 조직 보스의 명령을 거역한 선우(이병헌)가 조직원들에 의해 납치돼 허름한 창고에서 깨어나는 부분에 등장한다.

김지운 감독은 황폐하고 격리된 현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어디선가 구더기 1박스를 구해온 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병헌의 몸 곳곳에 '골고루' 뿌렸다. 이병헌은 "처음에는 구더기들이 있는 듯 없는 듯 별다른 감촉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빛을 싫어하는 특성을 지닌 구더기들이 강한 촬영 조명을 받자, 마치 레이스하듯 옷 속으로 기어들기 시작해 기겁을 했다"며 치를 떨었다.

하지만 '구더기 신'은 지나치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삭제돼 이병헌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병헌은 "감독님은 촬영 내내 나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셨다"며 "극중 심한 고문으로 혼절하자 호스로 물을 뿌려 깨우는 장면이 있는데, 다른 연기자들이 하는게 성에 차지 않는다며 본인이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은 '달콤한 인생'은 만우절인 오는 4월1일 개봉, 최민식-류승범 주연의 '주먹이 운다'와 맞대결을 벌인다.

(스포츠조선 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