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보노를 꺾은 것이 가장 기쁘다." 19일 올림픽체조경기장서 열린 이종격투기 데뷔 무대 'K-1 그랑프리 서울'에서 우승한 최홍만은 신나는 '테크노 댄스'로 관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그는 "배고파서 힘들었으니 밥 좀 사달라"고 넉살을 부릴 만큼 여유가 있었다.
8강전에서 일본 스모의 와카쇼요를 1회 KO로, 4강전에서 역시 스모 요코즈나 출신인 아케보노를 1회 TKO로 제압한 최홍만은 결승전에선 자신보다 44㎝나 작은 태국의 카오클라이 캔노라싱과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3대0 판정으로 제압했다. 최홍만은 "주변에서 한·일 맞대결 이야기를 많이 해 우승한 것보다 아케보노를 이긴 것이 더 기쁘다"며 "카오클라이 선수는 워낙 스피드가 빨라 잡는 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최홍만은 카오클라이를 상대로 시종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몇 차례 큰 펀치와 하이킥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홍만은 "한 달 반 정도 훈련했는데 너무 짧은 기간이라 복싱과 발기술을 둘 다 배우기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킥을 제대로 배워 월드 그랑프리에서 큰 선수도 발차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K-1챔피언인 레미 본야스키와의 대결에 대해 묻자, "그런 대답을 하면 거만할 것 같다"며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홍만은 아시아 예선 격인 이 대회 우승상금으로 600만엔(약 6000만원)을 받았다.
입력 2005.03.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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