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형사 천재인(김선아)은 남녀공학인 영문고교 2학년 4반에 전학생으로 위장하고, 잠복근무를 시작한다. 포악한 조폭 보스 배두상(오광록)에게 불리한 법정 증언을 약속했던 조직의 넘버2 차영재(김갑수)는 ‘잠수’를 타버렸고, 영문고에 다니는 차영재의 딸 승희(남상미)만이 유일한 끈이다. 이제 영화는 온갖 에피소드를 이어붙이며 코미디와 액션의 한바탕 소극을 시작한다.
우선 김선아의 고군분투에 박수. ‘위대한 유산’(2003)의 코미디로 ‘발견’이라는 평가를 얻은 그는 ‘잠복근무’에서 현 단계 한국 여배우에게는 유례없는 ‘액션’이라는 장르로 자신의 영토를 확장한다. 찰싹 붙인 깻잎머리까지 휘날리며 ‘교복 액션’을 선보이는 김선아는 학교 운동장을 뛰어넘어, 인천 공항과 투견장, 자갈밭을 온몸으로 뒹군다. 짜임새 있는 드라마보다 교복·조폭 등 익숙한 소재를 차용한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의존하지만, 일회용 코믹액션 영화로는 충분히 소비할 만하다. 단, 친딸이 보는 앞에서 조금도 망설임 없이 아버지를 칼로 찌르는 선정적인 연출은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뒤늦게 “살아났다”며 엉거주춤 수습하지만, 그렇게 불안했으면 하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