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2월 11일 고종과 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하였다'의 '파천'은? ①播踐 ②派遷 ③播遷 ④派踐. 답은 ③번인데, ②번으로 오인하기 쉽다. '播遷'이란?
播자는 손으로 씨를 '뿌리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손 수'(手)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番(갈마들 번)이 발음요소였음은 (산 이름 파)도 마찬가지다. 후에 '퍼뜨리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쓰이게 됐다.
遷자가 오르막길 따위를 '오르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길갈 착'(?)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 나머지는 발음요소라 한다. '바뀌다' '옮기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播遷은 예전에 '임금이 도성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난하던 일'을 이른다. 임금과 백성 가운데 누가 더 소중했을까? 일찍이 2000여년 전에 맹자가 제시한 답을 들어 보자. '백성이 가장 귀하고, 나라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 다음은 '여하'
(전광진·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www.ihanj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