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가 헐렁해지도록 살을 빼고 싶다면? 다이어트도, 운동도 필요없다. 그냥 프랑스 여자처럼 생각하고 먹고 움직일 것. 지금 미국·영국 등에서는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French Women Don't Get Fat)가 지난 연말 이래 50만부 이상 팔리며 대 히트다.
프랑스 여자가 왜 살찌지 않느냐고? 머리를 써서 먹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랑스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미레이 쥘리아노(58). 샴페인 회사(뵈브 클릭코) 대표를 맡아 1년에 300일 이상 외식을 하면서도 몸무게 50㎏(키160㎝)을 유지하고 있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서 1년간 살면서 미국 음식을 미국 식사량으로 먹다가 몸무게가 10㎏ 이상 불었던 저자는 생활 습관을 프랑스식으로 바꾸면서 가볍게 원상복귀했다.
먹는 일이 삶의 기쁨이요, 최고의 쾌락인 프랑스인에게 다이어트란 없다. 코스 요리는 다 즐긴다. 대신 조금씩만 먹는다. 무슨 음식이든지 첫 술이 중요하다. 많이 먹지 않는다. 샴페인을 한잔 했다면 빵 한쪽을 포기한다. 단것이 당긴다면 싸구려 밀크 초콜릿이 아니라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을 딱 한쪽(최고 중 최고를 골라)만 먹는다.
프랑스 여성은 대형 할인점에서 냉동식품, 조리식품을 잔뜩 사다 냉장고, 다용도실에 쌓아놓고 먹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때 그때 재래 시장에 나가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과일 하나를 고를 때도 오늘 먹을 것인가 내일 먹을 것인가에 따라 각각 다른 것을 산다. 반드시 제철 재료를 사고 직접 요리하길 즐긴다.
그런데 사실 요즘 여자들이 어디 배가 고파서 마구 먹나. 스트레스, 욕구불만이 원인 아닌가. 또 서울·뉴욕·도쿄에 사는 여자가 파리 여자처럼 재래 시장서 공을 들여 장을 보고 메뉴를 시시각각 바꿔 가며 요리를 하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인생철학. 저자는 프랑스 사람이 ‘휴가를 멋진 곳으로 길게 갈 것인가’ ‘새 차를 뽑을 것인가’란 문제에 봉착하면 망설임없이 휴가 쪽을 택한다고 말한다. ‘느끼기’ ‘즐기기’가 ‘소유하기’를 앞선다는 말이다.
“우리 프랑스인은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우린 뚱뚱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