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놀이'와 '사채 발행'의 '사채'가 각각 크게 다른 것임은 한자를 대입해 보아야만 알 수 있다. 먼저 '私債'란?
私자가 원래는 '벼의 일종'을 이름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벼 화'(禾)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본래 의미에서 보자면 ?(사)는 발음요소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본뜻보다는 발음요소인 ?의 '사사롭다'는 뜻으로 쓰이는 매우 특이한 예다.
債자의 본래 글자는 責(책)이었다. '빚'(debt)을 뜻하기 위하여 만든 責자가 다른 뜻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빚은 남에게 진 것임을 더욱 확실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의미요소로 '사람 인'(?)을 추가시킨 것이 바로 '債'다.
私債는 '개인이 사사로이[私] 진 빚[債]'을 이르며, 이것과 혼동하기 쉬운 社債는 '회사[社]가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 채무[債]'를 이른다. 안 져도 될 빚을 진 적은 없었는지 곱새겨 보자. '배로 실은 금은으로도 기생집의 빚을 다 못 갚는다'(船載的金銀, 塡不滿煙花債 - '儒林外史'). ▶ 다음은 '피안'
(全廣鎭·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www.ihanja.com)
입력 2005.03.08. 19:31업데이트 2005.03.0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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