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의 발을 밟아라'
알랭 르 니네즈 지음, 임희근 옮김, 현대문학, 198쪽, 9000원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가이며 교육청 장학관이기도 한 저자의 유쾌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58개의 조각글을 묶었다. 사소하고 보편적인 것들에 둘러싸여 질식당하고 있는 인생들에게 다가가 저자는 그의 어깨를 두드린다. "아침에 일어나지 마,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다면…. 정말로 사랑하는 애인의 발가락을 밟아봐, 피멍이 들 만큼 세게…. 차가 막히면 차를 내다팔든지 버려버려…." 도덕적 원칙주의자들에게는 위험한 책.
●'굴원' '채문희'
곽말약 희곡, 강영매(외) 옮김, 범우사, 각권 227·179쪽, 각권 6000원
저자(郭沫若·1892~1978)는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나 1914년 일본으로 건너갔고 일본 여자와 결혼했다.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자 상하이로 건너가 항일전쟁을 벌였다. 극작가이자 사학자였으며 시인이고 혁명가였다.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굴원'은 중국 초나라 때의 충신 굴원의 저항정신을 그렸고, '채문희'는 한나라 말기의 걸출하고 재능있는 여인을 표현했다.
●'올빼미의 성(城)'(전2권)
시바 료타로 장편소설, 김성기 옮김, 창해, 각권 327·305쪽, 각권 9000원
일본 에도시대 최고의 검객을 그린 '미야모토 무사시'로 국내 팬들을 매료시킨 바 있는 저자가 1959년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7년 전쟁을 일으킨 때다. 히데요시의 암살을 둘러싸고 네 남녀 닌자가 자신의 욕망을 향해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닌자들의 일상과 임무 완수 과정도 흥미롭다.
●'마틸데 뫼링'
테오도르 폰타네 소설, 박의춘 옮김, 문학과 지성사, 227쪽, 6000원
폰타네(Theodor Fontane·1819~1898)는 약사 출신인데 신문사 통신원을 하다가 거의 예순이 다 되어 전업 소설가가 됐다. 문지스펙트럼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비스마르크가 독일을 통일한 이후의 제국 건설 시기를 묘사하고 있다. 점차 부상하는 유산 시민계급의 생활상, 그리고 귀족들의 비현실적이고 무기력한 모습을 그리면서, 그러한 상황 속에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인 마틸데 뫼링을 작품의 중심에 놓았다.
●'사랑으로 나를 채우고'(전2권)
조창인 사랑잠언집, 나눔사, 각권 152쪽, 각권 8800원
장편소설 '가시고기'로 널리 이름을 떨친 작가가 사랑을 테마로 쓴 잠언 시집이다. 시집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뭣한…. 그러나 이 작가의 대중적 인기를 토대로 젊은 독자들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사랑의 이야기들이 가벼운 운문 형태로 잘 꾸며져 있는 책이다. '사랑으로 말미암아 최후의 선택을 해야 한다면, 사랑 때문에 죽지 마십시오. 오직 사랑을 위하여 죽으십시오.'(1권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