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쟁이다.
KBS와 MBC가 오는 14일 새 저녁 일일드라마를 나란히 시작한다. KBS 1TV '어여쁜 당신'(박정란 작, 이민홍 연출)과 MBC '굳세어라 금순아'(이정선 작, 이대연 연출)가 한판승부를 펼치는 것.
저녁 일일극은 '9시 뉴스' 시청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방송사들이 총력을 다하는 시간대다. 현재 방송중인 KBS '금쪽같은 내새끼'와 MBC '왕꽃선녀님'의 대결은 '금쪽…'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KBS로서는 수성, MBC로서는 반격이 당면 과제다.
★ 차별화 전략
'어여쁜 당신'은 기존 일일극과 달리 미니시리즈 분위기가 가미됐다는 게 눈에 띈다. 이민홍 PD가 미니시리즈만 만들어온 연출자라는 게 큰 이유. 이보영 김승수 이창훈 오주은 등 주연급 4명 외에도 서유정 양미라 정경호 남상미 등 젊은 연기자들이 대거 투입돼 싱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에 비해 '굳세어라 금순아'는 편안하고 따뜻한 전형적인 홈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전작 '왕꽃 선녀님'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소재였던 것을 의식해 '교과서'로 돌아간 것. 주인공 금순이의 캐릭터가 명랑하고 씩씩한 역할이라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관전 포인트
'어여쁜 당신'은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보영-김승수의 사랑을 축으로 이창훈, 오주은이 가세해 2중 삼각관계를 엮는다. 이밖에 서유정-정경호-양미라의 3각관계도 곁들여진다. 산만해지지 않는 게 관건이다. 김승수의 모친 역인 박원숙의 악역연기가 감초 역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한혜진과 이세은이 각각 친어머니이자 양어머니인 양미경, 남자 주인공 재희(미정)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갈등이 주축이다. '캔디'로 연기 변신한 한혜진과 '이라이자'를 맡은 이세은의 선명한 대조가 힘을 발휘해야 한다.
★ 징크스
KBS는 이 시간대에서 계속 승리해와 느긋해 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반면 반격에 나선 MBC는 '대장금', '국희', '허 준' 등 사람 이름 들어가는 드라마는 거의 다 대박을 기록했다며 '자기최면'에 열중이다.
KBS 아침드라마 '그대는 별'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김승수와 한혜진이 작품이 갈려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깜짝 주인공'…가 더 '활짝' 웃을까
K-1TV '어여쁜 당신' 인영, 데뷔 2년만에 가장 큰 배역
두 남자 애정공세 벌써 행복 "부담 되지만 걱정은 마세요"
"폭넓은 연령층이 좋아할 수 있는 드라마예요. 자신있습니다."
간담회장에서 만난 KBS '어여쁜 당신'의 주인공 이보영은 얼굴이 발그레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에 놓인 포도주 한 모금 때문이기도 했지만 데뷔 후 가장 큰 중책을 맡았다는 사실이 그녀를 조금 들뜨게 했음이 분명했다.
지난달 종영한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지성과 유진 사이에 놓인 운명의 여인을 열연해 호평 받았던 이보영은 '마지막…'이 끝난 지 5일 만에 '어여쁜 당신'팀에 합류했다.
'마지막…'에서 그녀를 눈여겨 본 박정란 작가가 적극 추천해 주인공 '인영'으로 캐스팅된 것. 박 작가는 "야무지고 똘똘해 보여 이 작품의 주인공 역에 딱 맞을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영은 "부담스럽고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라면서도 "주위에서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말끔히 씻어낼 자신이 있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지막…'을 끝내고 좀 쉬고 싶었지만 대본이 재미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정신없이 시작했지만 촬영이 즐거워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마지막…'에서는 지성의 마음을 잡으려 애쓰다 끝났지만 이번엔 김승수, 이창훈 두 남자의 애정공세를 받는 행복한(?) 여인이다. 하지만 '마지막…'과 비교해서 연기 톤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이보영의 설명. 어깨에 힘 풀고, 좀 더 자연스럽게 할 뿐이라고 덧붙인다.
이보영은 특히 "저뿐 아니라 젊은 연기자들이 많이 출연해 기존의 일일극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중장년층은 물론 20대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힘주어 말한다.
미스코리아(2000년 대전충남 진) 출신인 이보영은 2003년 연기자로 데뷔한 뒤 SBS '백수탈출', '애정만세', '장길산'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서울여대 국문과 대학원 휴학중이다.
(스포츠조선 김형중 기자)
M-TV '굳세어라 금순아' 금순, 첫 일일극 주연 "의외로 담담"
또순이 캐릭터 매력에 푹빠져 "톱스타 도약 기회 꽉 잡을래
"첫 일일극 맡은 소감을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의외로 담담하네요."
'그대는 별'로 KBS 연기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한혜진이 이번에는 MBC 새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연을 맡았다. 2002년 한일합작드라마 '프렌즈'로 데뷔, '로망스' '어사 박문수' '현정아 사랑해' '영웅시대' 등에 출연해 조금씩 연기 역량을 넓혀왔던 한혜진이 톱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난 셈.
"원래 스트레스를 안 받는 스타일이에요. 내 꺼가 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안하면 된다는 쪽이죠. 하지만 금순이는 정말 여배우라면 누구나 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솔직히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는 역할같아 기다리면서 욕심을 많이 냈지요."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의연한 태도에서 만만치 않은 뚝심이 느껴진다. 첫 촬영인 결혼식 장면에서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넘어지는 장면을 수십번씩 찍었으나 아프다는 소리 한번 안하는 악바리 정신을 보였다. 할말은 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씩씩하고 밝게 사는 금순이와 항상 지고 살고 희생해 답답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인경은 어찌보면 철저하게 반대의 캐릭터. 실제 성격은 '그대는 별'의 인경과 '굳세어라 금순아'의 금순이의 딱 중간 정도라고 말한다.
"'그대는 별' 전에는 착한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또순이 역할을 잘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들을 해요. 배우라면 누구나 내면에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걸 그때그때 끄집어내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공교롭게도 '그대는 별'에서 파트너였던 김승수와는 KBS 새 일일극인 '어여쁜 당신'으로 라이벌 대결을 펼치게 됐다. "뒤늦게 주연으로 확정된 후 오빠에게 전화 해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오빠가 '그대는 별' 끝나고 다음 작품은 반대되는 캐릭터로 하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 버렸다"며 웃는다.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