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기행을 저지르기 전에 마신 술은? 정답은 '녹색 요정'이라고도 불리는 스위스의 화주(火酒) '압생트'다. 강력한 환각 작용 때문에 생산이 금지됐던 이 술이 100년 만에 스위스에서 합법적으로 다시 판매된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3일 보도했다.
압생트는 스위스인들이 1790년대 쑥과 몇 가지 약초를 알코올에 담가 주조한 것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고흐를 비롯해 화가 파블로 피카소, 시인 아르튀르 랭보,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드거 앨런 포, 에밀 졸라 등이 모두 압생트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랭보는 압생트가 주는 취기를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라고 예찬하기도 했다.
스위스는 1908년 한 공장 노동자가 압생트에 취해 처자를 살해하자, 이후 이 술에 대해 판매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연간 1만5000ℓ씩 암암리에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1981년 당시 유럽공동체(EC)가 압생트 합법화 결정을 내리면서, 1차 세계대전 이후 이 술을 금지시켰던 체코와 스페인에서도 생산이 재개됐다.
스위스는 이번에 이 술의 위험이 다른 술보다 그다지 높지 않으며 유해물질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주류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입력 2005.02.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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