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이 해당되는 2006학년도 수능은 ‘올해’ 치러진다. 전반적인 골격은 이미 발표된 대로 2005학년도와 다르지 않다. 예비 고3은 이제 진짜 수험생이 된 것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현 예비 고3은 편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언어영역은 해도 많이 오르지 않고, 안 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편견 말이다. 개인적으로 ‘할 만큼 했다’라는 것이 얼마인지 철저하게 계량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感)만으로 속단을 내리는 것은 금물이다. 더군다나 올 수능의 난도(難度)가 2005학년도와 비슷하다면 언어(국어)도 투자한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내신은 1, 2학년과는 조금 다르게 지원할 학과에 맞추어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극단적으로 만일 자연계 수험생이라면 국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예비 고3의 겨울방학 국어 공부는 크게 기출문제의 분석과 어법 능력의 강화, 논술 대비(수시)로 초점화할 수 있다.
예비 고3의 겨울방학 목표
1. 기출문제를 분석한다.
2. 어법능력을 강화한다.
3. 논술준비를 시작한다.(수시)
4. 고전문학을 복습한다.
■ 기출문제 분석해야 한다.
건강에는 불량식품을 과식하는 것보다는 영양가 있는 우량식품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시험 대비 문제풀이도 마찬가지이다. 수능기출문제가 우량식품이다. 시중 문제집이나 모의고사도 수능문제를 모방해서 비슷하게 만든 것이긴 하지만 문제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 한 예로 3월 시중 모의고사는 2005년 수능을 모방하여 만든 문항이 많을 것이지만 타당도나 완성도 면에서는 기출문제에 못 미칠 확률이 높다. 수능 기출 분석을 할 때는 대체로 기출문제를 사고유형별, 제재별 등으로 나누어 일관성을 가지고 지문 선정 경향, 출제 의도, 답지 제시방법, '보기' 제시의 의도 등을 수험생 스스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것을 겨울방학 동안 지속적으로 하면 문제를 보는 안목이 생겨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어도 그간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 2003년 문제부터는 반드시 분석을 해보아야 한다. 더불어 기출문제 분석과 관련하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실린 '교육광장' 제16호의 언어영역 관련 글을 읽어보기 바란다. 수능 출제기관의 의도가 잘 드러난 글이기에 상당히 유익하다. 기출 분석은 다른 사람이 강의 등을 통하여 분석해주는 것을 들으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 어법능력 강화해야 한다.
7차 수능의 2차시기인 2006년에도 어법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다. '문법' 교과서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글맞춤법'은 물론, '국어(상, 하)'에 들어 있는 기본적인 문법사항을 반드시 학습해야 한다. 이 제재는 한번 학습하면 거의 기계적으로 적용이 되는 분야로 학습효율성이 높은 부분이다. 또한 이 부분은 쓰기 제재의 '고쳐 쓰기' 관련 문항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더 시간이 가기 전, 예비 고3의 겨울방학에 어법을 완결 지어 놓아야 한다. 수시 대비생이라면 논술공부와도 연관 지을 수 있을 것이다.
■ 시기별, 수준별로 어떻게 할까
크게 나누어서 1~4월까지를 전반기, 5~7월까지를 중반기, 8월 이후를 후반기라고 하자. 내신대비는 중간·기말고사에 때를 맞추어 해야 하므로 생략한다. 수능은 전반기엔 어느 수준을 막론하고 문제를 정확하고도 꼼꼼히 푸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양보다는 질이다. 지문 독해는 어휘력을 바탕으로 하여 시(詩)라면 주인공의 처지가 되어서 정서를 그려보는 것이다. 소설이라면 인물의 대화와 행동을 살피면서 사건의 흐름을 잡는 것이다. 비문학이라면 교과배경지식을 기초로 필자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려고 하는가를 보면 된다. 상위권 학생은 다소 여유가 있다면 의·치학대학원시험(MEET, DEET)의 '언어추론' 독해 문제도 가볍게 욕심을 내볼 만하다. 이 시기에는 객관식 문제지만 답지를 보지 말고 주관식으로 생각해서 푸는 훈련도 좋다. 사실 학원강사 등이 단정적으로 말하는 문제풀이 요령이나 비법은 실제 수능 시험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수능의 사실적 사고와 지문 내 해결을 강조한다고 배경지식 습득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각 탐구영역 시간의 공부가 곧 언어 공부요 논술 공부이다. 배경지식이 없는 비문학 독해는 완행열차지만, 배경지식이 따라 줄 땐 고속전철이 된다.
중반기에 중·하위권은 고전(古典)에 집중하거나 신간 참고서를 선택하여 전반기와 같은 방법으로 학습을 한다. 반면 상위권은 듣기를 병행하는 실전문제풀이에 돌입해도 된다. 가능하면 1주일에 한 개 정도의 모의고사 문제를 시간에 맞춰 푸는 것도 좋다. 물론 오답에 대한 정리가 분명하면 더욱 좋다. 그리고 의외로 상위권 학생들이 어휘문제를 어려워하니 어휘에 대한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수시 대비생이라면 이때부터라도 논술에 관심을 가져 1주일에 한 편이라도 실제 글을 써보아야 한다.
후반기에는 모두 한 2년간 실시된 평가원, 교육청 모의평가 문제를 다시 검토하거나 실전문제풀이(듣기 포함)에 집중해야 한다. 그간의 양상을 보면 각 교육청의 모의평가 문제는 3학년용만이 아니라 저학년용도 풀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후반기에는 질뿐만 아니라 풀이의 양도 고려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쓰기는 단기간 공략이 가능하므로 문제풀이를 통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학습을 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반드시 EBS 교재에만 실린 문학 작품을 선별·검토해야 한다. 교육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서 출제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끝으로 당부할 것은 성적 향상의 책임은 수험생의 몫이지, 교사나 강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논술과 언어영역은 스스로 터득함, 즉 자득(自得)에서 좋은 결과가 온다. 끊임없이 글을 읽고 중심문장을 찾으면서 체계적인 이론과 지식을 습득하여 나가는 것이 성적 향상의 길이다. 성적 향상은 누군가의 기술이나 요령, 방법론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만기·메가스터디 강사 www.leemank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