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중학생의 성(性)을 말하는 것보다 여고생의 성을 말하는 건 부담스럽다. ‘어린 여자’의 성에 영화라는 상업적 포장을 씌워야 한다면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영화가 나올까. 그만큼 호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고생의 성을 다룬 ‘몽정기 2’는 이율배반적이다.

성에 대해 무지한 오성은(강은비)은 새로 부임한 교생 강봉구(이지훈)를 짝사랑한다. 그러나 교생을 포함, 모든 남자 선생님들은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백세미에게만 관심이 가 있고, 오성은은 백세미와 다투다 "교생 선생님과 자고 말 것"이란 내기를 한다. 이때부터 오성은의 '성'에 대한 탐구가 시작된다.

패드를 이용해 가슴을 부풀리고, 치마를 올려 입어 선생님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아메리칸 파이'나 '몽정기' 에서처럼 여학생들의 갖가지 '시도'를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 남자 탈의실 훔쳐보기, 백과사전과 도색 잡지 보기로 시작, 오이를 동원해 실전 연습까지. 물론 위험한 시도는 불쑥 아버지가 들어와 오이를 씹어 먹는 것으로 실패한다. 여학생 성을 상품화했다는 비난을 두려워한 영화는 "왜 우리가 정말 궁금해하는 건 안 가르쳐 주는 거야" 같은 대사로 영화를 옹호한다. 그러나 영화 역시 추상적이거나 남성중심적이다. 여학생들이 왜 남자의 몸을 궁금해하는지, 섹스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는 어디서 오는지, "어제 그거 했어"라고 자연스럽게 말하지만 그것(자위)에 대해 대체 여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고백은 없다. 그래서 자극적인 포스터와 갖가지 마케팅 그리고 영화의 존재 자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학생들에게조차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상업적 재미도, 교훈적 감동도 없는 객쩍은 2편이다. 게다가 영역을 두고 다투는 '바바리맨'의 에필로그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하다. 감독 정초신. 1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