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여, 당신은 피부에 자신이 있는가? 화장품은 여자들이나 바르는 걸로 알고 있는 당신은 혹시 ‘마초맨’인가? 가을도 다 지나고 겨울 문턱이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적고 건조해 찬바람을 더 민감하게 느낀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이제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거울과 함께하는 칼과의 만남, 남성이라면 거를 수 없는 매일 아침의 의식. 바로 면도다. 한데 매일 하는 면도가 사실은 피부를 거칠게 만드는 주범이다. 면도기의 날카로운 날이 수염뿐 아니라, 피부 각질층까지 깎아 버리기 때문이다. 초겨울 칼날로부터 남성의 피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뭘까.

전자 회사에 근무하는 이동근(34) 과장은 최근 턱 주변에 상처가 생겼다. 처음엔 여드름같이 염증이 생겼다가 나중엔 고름이 터지면서 딱지가 앉았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았다. 아픈 상처 때문에 며칠째 수염도 못 깎았다. 속 모르는 직장 상사는 ‘수염 좀 깎고 다니라’는 소리까지 한다.

피부과를 찾은 결과 병명은 세균에 의한 모낭염. 모낭염은 면도로 인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피부 질환으로 이 과장의 평소 잘못된 면도 습관이 병을 불러 온 것이다. 올바른 면도 습관을 익히면 고통뿐이었던 면도가 즐겁게 변할 수 있다. 순서에 따른 올바른 면도법을 알아보자.

■ 면도 전 얼굴을 비누와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씻는다. 따뜻한 물로 세안을 하면, 수염에 붙어 있는 피지와 노폐물이 씻겨 나가고 수염이 불어서 면도하기도 쉽다. 물에 불은 수염은 마른 상태보다 훨씬 더 깎기 쉽다고 한다. 이는 자동면도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 셰이빙 폼 등 면도 보조 제품을 면도할 부위에 고루 펴 바른다. 셰이빙 폼에는 보습 성분과 윤활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를 보호하면서 면도는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단 비누 거품은 날이 미끄러져서 상처가 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할 것.

■ 수염의 강도가 약한 부위를 먼저 깎고난 뒤 강한 부위를 나중에 깎는다. 자동면도기도 마찬가지. 강한 털이 수분을 흡수해 부드러워질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볼부터 시작해 얼굴 가장자리, 목, 입 주위, 턱, 콧수염의 순서로 하면 된다.

■ 면도의 방향은 수염이 난 방향을 따라서 해야 한다.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 수염을 역방향으로 깎으면 피부가 상하게 된다.

■ 면도를 마친 뒤 물로 씻어내기 전에 손가락으로 면도 부위를 만져 본다. 턱과 턱 아래쪽, 광대뼈 주변과 귀 주변 등은 빠뜨리기 쉬운 부분이다.

■ 찬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찬물은 모공을 수축시켜주며, 면도 중에 생길 수 있는 상처를 지혈해 주고, 자극된 피부를 진정시켜준다. 씻어낸 후의 물기는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살짝 눌러서 흡수시켜야 피부를 자극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자극된 피부를 진정시켜주고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주기 위해 스킨케어 제품을 발라주면 좋다. 이때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알코올이 많이 함유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주신분=장가연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원장, 질레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