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극장가가 눈물로 축축해지고 있다.
'가을=멜로영화'의 공식을 흡족하게 채우는 영화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 실컷 울고 싶은데 장소가 마땅치 않은 이들에겐 영화도 보고,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9월 3일 영화 '가족'이 전국관객 200만명을 바라보며 '눈물바람'을 일으키더니, 지난 8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우리형'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개봉 첫주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극장가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오는 29일 '이프 온리', 다음달 5일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은 관객들의 눈물샘이 마를 날 없을 듯.
'가족'과 '우리형'이 가족 코드로 울먹이게 한다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프 온리',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남녀의 순애보가 눈물겨운 정통 멜로다.
이 세상을 떠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 가는 한 남자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이미 일본열도에서 700만 관객의 눈을 젖게 해 '세카츄'('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일본어 줄임말)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프 온리'는 눈물을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영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 앞에 남은 24시간동안 가장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판타지성 멜로다.
마지막 반전에서 남자의 절절한 사랑이 바늘땀처럼 가슴을 콕콕 찌른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로맨틱 코미디의 물결 속에 주춤했던 정통 멜로의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편지', '약속' 이후 슬픈 사랑영화에 목말라 했던 관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으로 기억이 지워져 사랑하는 남편마저 잊고 급기야 옛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아내 손예진과 그런 아내를 향해 웃어주고 혼자 눈물을 삼키는 남편 정우성의 최루성 연기가 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