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세계 챔피언 트로피를 부모님께 안겨 드리고 싶습니다."
수형자 복서인 현주환(24·천안소년교도소)이 한국 챔피언에 올랐다. 현주환은 지난 6일 전북 장수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 수퍼페더급 타이틀전에서 박원표를 10라운드 3대0 판정승으로 누르고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지난 2월에는 전국복싱신인왕 대회에서 수형자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현주환은 지난 2000년 7월 폭행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001년 4월 천안소년교도소에 수감됐다. 이 교도소는 초범인 20세 미만 소년범들만 수용하는 곳으로 지난 84년부터 재소자 교화 차원에서 권투부인 '충의소년단'을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주환은 권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글러브를 꼈다"고 전했다. 현주환은 하루 6시간씩 샌드백을 두드렸다고 한다. 그 결과 작년 2월에 전국 대회인 아마추어 신인왕대회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10월 열린 프로 데뷔전에서도 'KO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챔피언전에서 현주환은 1회 한 차례 다운을 뺏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을 다쳤지만 10회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승리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내년 7월 만기 출소하는 현주환은 "유명우와 같은 훌륭한 복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입력 2004.10.07. 19:14업데이트 2004.10.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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