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연 한서대 교수 '밥상에 오른 수학' 저자 gylee@hanseo.ac.kr


분수의 계산, 어떻게 가르칠까?

분수는 초등학교 3학년 과정에서 배우게 되지만, 아이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분수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부모도 아이들도 자신이 분수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두 아이에게 과자 한 봉지를 사 주고 둘이 똑같이 나누어 가지라고 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

똑같이 나누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부모가 똑같이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 경우에 부모는 똑같이 나누었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지만 두 아이 모두 불만일 것이다. 왜냐하면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방법으로 두 아이 모두 불만 없이 나누어 가질 수 있다. 즉, 한 아이가 본인이 생각할 때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반으로 나누면 나머지 한 아이가 선택하고 싶은 쪽을 택하게 하는 것이다.

어쨌든 어떤 것을 반으로 나눌 수 있고, 반으로 나눈 것 각각은 서로 같다는 것을 체험하고 나면, 이번에는 똑같이 셋으로 나누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으므로 분수의 이해는 거의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분수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완성되면 그 다음으로 배울 것은 분수의 덧셈과 뺄셈 같은 사칙연산이다.

분수의 덧셈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분모가 같은 분수를 더할 때는 분모는 그대로 두고 분자만 더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뺄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곱셈을 할 때는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한다. 그리고 나눗셈을 할 때는 두 분수 중에서 오른쪽에 있는 분수를 뒤집어 분모끼리 분자끼리 곱하게 된다.

분수의 사칙연산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더하거나 뺄 때 분모가 다른 경우는 분모와 분자에 같은 수로 곱해 다른 분수로 바꾸어서 곱하고자 하는 두 분수의 분모를 같게 만들어야 더하거나 뺄 수 있다. 이를테면, ¹/₂-¹/₃ 은 ¹?³/₂?₃-¹?²/₃?₂=³/?-²/?=¹/?과 같이 계산한다. 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이용하면 쉽다. (그림1)



아이들이 헷갈려하는 것 중 하나는 분수를 분수로 나눌 때, 왜 오른쪽의 분수를 뒤집어서 곱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눗셈의 개념을 잘 알아야 한다. 나눗셈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지만 이들 모두는 궁극적으로 같은 의미이다. 이를 테면, 6÷2는 ① 6은 2개씩 몇 묶음인가? ② 6을 2 부분으로 나눌 때 한 조각의 크기는 얼마인가? ③ 6에 2가 몇 번 들어 있는가? 등을 묻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6은 2개씩 3묶음이다. 즉, 6÷2=3. 분수의 경우, 왜 ¹/₂÷3=¹/₂×¹/₃=¹/? 과 같이 계산할까? 그 이유는 ¹/₂ 을 3 조각으로 나누면 다음 그림과 같이 한 조각의 크기가 ¹/? 이 되기 때문이다. (그림2)

아이들에게 수학을 지도할 때 되도록이면 그림이나 실물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림이나 실물을 자꾸 이용하다 보면 스스로 머릿속에 수학과 관련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고, 그 이후에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수학을 추상화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들이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9월 21일자 D-3면 ‘알기쉬운 수학이야기’의 ‘세상에서 가장 큰 수’에서 무량대수가 10의 128승이 아니냐는 등 이에 관한 문의가 많아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예부터 가장 큰 수는 ‘셀 수 없다’라는 뜻의 무량수 또는 무량대수라고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만(10의 4승), 억(10의 8승)까지는 10의 4승씩 증가하다가 조(10의 16승)부터 10의 8승씩 증가하여 무량대수(10의 128승)에 이르렀지요. 하지만 18세기를 경계로 하여 각 단위의 수가 10의 4승씩 증가하게 되었고, 결국 10의 68승이 무량대수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