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길섭 선수

“우승이요? 아직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볼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T-KTF 프리미어리그’는 개막전부터 ‘이변’을 연출하며 한 프로게이머의 귀환을 알렸다. 바로 ‘불꽃 테란’ 변길섭(20·KTF) 선수. 변 선수는 이날 개막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온게임넷 질레트 스타리그 우승자 ‘완성형 저그’ 박성준(POS) 선수를 물리치고 첫 승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통상의 연습 대신 박 선수를 상대로 가상 연습(이미지 트레이닝)을 여러번 해봤을 뿐”이라고 소감을 간단히 밝혔다.

사실 그는 지난 2002년 ‘네이트 스타리그’ 우승 이후 번번이 각 대회 본선 진출에 고배를 마시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그의 ‘부활’은 눈부시다.

또한 그는 최근 온게임넷과 MBC게임 양대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했고, 특히 대저그전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그의 닉네임이 말해주듯 바이오닉(마린, 파이어뱃 등) 병력은 경기마다 불꽃을 뿜고 있다.

변 선수는 그동안 깊은 슬럼프의 원인에 대해 “지나치게 맹목적인 연습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슬럼프 동안 밤새 연습을 거듭했지만, 예전의 기량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고민 끝에 연습량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며 실마리를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컨트롤과 센스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그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하며 전략에 대한 사고와 이기겠다는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이전 승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스타리그에서 그는 바이오닉 2부대로 성큰 8기를 뚫는 경이적인 돌파력을 보여줬다. 게임에 대한 ‘생각’을 한 단계 넓힌 그가 노리고 있을 ‘다음 목표’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