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피랍된 김선일씨가 끝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김씨의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a href="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6/200406230050.html"><b>☞ 피랍 김선일씨 끝내 피살 관련화보</b></a> <a href="http://brd1.chosun.com/board/list.html?bbsno=FORUM05"><b>☞ 故 김선일씨 추모 사이버 분향소 </b><

지난 17일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가나무역 김선일씨가 끝내 참수(斬首)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는 우리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 방침을 철회하지 않자 김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알 자지라 방송은 22일 오후(현지시각) “김씨가 피살됐음을 증명하는 테이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관련된 무장단체인 ‘알 타우히드 알 지하드’가 김씨를 참수했다고 밝혔으며, 이어 무장단체가 보내온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

살해하기 바로 직전을 보여주는 이 테이프에서 괴한들은 “이것은 당신들의 손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미국을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김씨가 사망하는 장면은 방송하지 않았지만 진행자는 김씨가 참수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어깨를 들썩거리고 울먹이며 숨을 쉬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김씨는 밝은 오렌지색 옷을 입고 있었고, 눈은 가려져 있었다.

외교통상부 신봉길 대변인은 23일 오전 2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김씨 피살 사실을 발표했다. 신 대변인은 “한국시각으로 22일 오후 10시20분(바그다드 시각 오후 5시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 떨어진 도로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미군 당국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라크 우리 대사관은 오후 11시쯤 이 사실을 서울에 보고한 데 이어, 23일 0시45분 이메일로 보내온 시신의 사진을 확인한 결과, 김선일씨로 확인됐다고 추가로 보고해 왔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현지에선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김씨의 시신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김선일씨는 피랍 닷새 만에, 이라크 무장세력이 한국군의 이라크 철수 등을 요구하며 통첩한 시한에서 하루를 넘기지 못한 시각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故 김선일씨 추모 사이버 분향소 가기 ]

23일 오전 외교부 청사 회의실에서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당.정.청.합동대책회의에 앞서 반기문외교통상부장관과 이종석 NSC 사무차장.조영길국방장관이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