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이 또 큰 고장을 일으켰다.
독일은 29일 루마니아와 벌인 원정 친선경기서 1대5로 대패했다. 2001년 9월 자국 뮌헨에서 잉글랜드에 1대5로 진 이후 가장 큰 점수차로 졌다. 적지에서 열린 경기로 따지면 193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헝가리전서 1대5로 진 이후 65년 만에 당한 충격의 패배였다. 특히 전반 21분부터 40분까지 4골을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했는데, 전반 0―4 는 독일 축구 사상 최악의 스코어였다. 종료 직전 한 골을 만회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2002 한·일월드컵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세계최고의 골키퍼로 명성을 날렸던 칸은 전반 4골을 내준 뒤 교체됐다.
칸은 “변명할 말이 없다. 우리는 전반에 도살당했다”며 침통해 했다. 2004유럽축구선수권 본선진출국이자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7위인 독일로선 FIFA랭킹 28위에 머물고 있는 루마니아에 일격을 당해 자존심에 더 상처를 입었다.
이탈리아―스페인전의 테마는 5년 만에 이탈리아 대표팀에 복귀한 축구스타 로베르토 바조(브레시아)와의 이별이었다. 관중석엔 “세계가 당신을 인정한다. 유럽이 당신을 존경한다. 이탈리아는 당신을 잊지 못한다”는 등의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가 걸렸다.
올해 37세인 노장 바조는 이날 고별전서 86분간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팬들의 사랑에 답례했다. 하지만 전반에 좋은 득점기회를 잡고도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바조는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골을 넣었을 때와 승리할 때겠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경기는 처음이었다”며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위해 27번째 A매치 득점을 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는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와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앙 비에리가 한 골씩을 주고받아 1대1로 비겼다. 유럽 원정 중인 일본대표팀은 체코를 1대0으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