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조개가 한창 맛있을 때다. 바지락, 모시조개, 대합, 홍합, 비단조개, 맛조개, 꼬막 등 모양과 맛이 다양한 조개류는 단백질과 글리코겐,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더러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줘 성인병 예방 효과까지 있는 웰빙식품이다.
단점이 있다면 모래가 씹혀 요리하기 불편하다는 정도? 하지만 껍데기조개의 경우 하룻밤 정도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토하게 한 뒤 요리하면 되고, 아예 소금물과 함께 포장한 봉지조개를 구입하면 해감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또 살만 발라낸 걸 샀을 땐 소금물에 한번 씻어서 조리한다.
준비가 됐으면 이제 바지락으로 조개전을 부쳐보자. 살만 발라놓은 바지락을 굵게 다진 뒤 다진 양파와 다진 마늘, 송송 썬 풋고추와 함께 밀가루와 달걀, 소금으로 반죽한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숟가락으로 떠서 부쳐내면 바다의 향이 살아 있는 맛난 조개전이 된다.
홍합으로는 매운 볶음을 해도 맛있다. 홍합은 해감이 없는 조개로 껍데기에 붙어 있는 검은 끈만 제거해주면 된다. 양념장은 고춧가루+두반장+간장+청주+설탕+후춧가루 등을 물에 섞어 만든다. 우묵한 팬에 양념장을 자글자글 끓이다가 홍합과 다진 마늘, 다진 파를 넣어 익힌 뒤 참기름으로 마무리하면 완성!
큼직한 대합으로는 포장마차식 대합구이를 해보자. 살만 발라낸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양파와 풋고추도 비슷한 모양으로 썬다. 대합살과 양파, 풋고추를 고춧가루+후춧가루+간장+참기름+다진 파+다진 마늘로 양념한 후 프라이팬에 볶는다. 조리된 대합구이는 대합 껍질에 담아내는 것이 제격. 껍데기를 뜨거운 물에 데쳐서 그릇 대신 쓰면 맛도 좋고 볼품도 있는 밥 반찬이 된다.
조개에 마늘만 넣고 볶아도 별미다. 팬에 식용유나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다음 모시조개를 넣고, 소금·후추·청주를 곁들여 좀더 볶는다. 파슬리를 다져 넣으면 색감과 향이 살아난다.
(김혜경 ‘칭찬받은 쉬운 요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