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죽음을 예견하고서도 제작을 감행했어요. 단 한컷만 찍고 돌아가셨지만 그 열정이 내내 날 지켜주셨죠."
다음달 2일 국내에서 개봉될 영화 '배틀로얄2:레퀴엠'(Battle Royal2:Requiem)은 '메가폰 대물림'의 특이한 사연이 깃든 영화다. 일본 폭력 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후카사쿠 긴지 감독이 크랭크인 직후 73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자 각본과 프로듀싱을 맡았던 그의 아들 후카사쿠 겐타(32)가 부친을 대신해 영화를 찍었다. 2002년 국내에 상영됐던 '배틀로얄'의 후속작이다.
후속편을 보게 될 국내 관객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성'에 눈을 찔끔 감게 될 것 같다. 전편은 충격적인 내용과 잔인하고 참혹한 장면으로 인해 일본 언론은 물론 국회에서까지 파문을 일으켰던 문제작인데 후속작도 마찬가지다.
'배틀로얄'은 실업자 1000만명, 등교 거부 학생 80만명, 교내폭력 순직 교사가 1200명에 달하는 가까운 미래의 일본을 무대로 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파괴하자 이에 두려움을 느낀 어른들이 '신세기 교육개혁법 배틀로얄'(일명 BR법)을 제정한다.
BR법은 전국의 중학교 3학년중 무작위로 한 학급을 선발, 3일간 무인도에서 친구들끼리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서바이벌 살인게임을 벌여 최후의 생존자만 살아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끔찍한 법이다. 이 게임에서 살아남은 나나하라 슈야가 반BR법 테러리스트 조직을 결성, 도쿄 한복판에서 테러를 저지르자 국가가 이번엔 중학교 3학년중 한 학급을 뽑아 나나하라 일파와 생존을 건 전투를 치르도록 한다.
영화는 9ㆍ11 테러를 포함한 일련의 테러와 대 테러 전쟁이 명분으로 삼는 '정의'에 대해 반전주의적 해석을 시도한다.
전편과 후속편이 일본에서 215만명, 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나 국내에서 개봉됐던 전편의 흥행 성적은 매우 초라했다.
주연 나나하라 슈야 역에 전편에 이어 후지와라 타츠야가 출연하고 기타노 다케시 등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한다.
상영시간 2시간13분. 15세 이상 관람가.
(스포츠조선 도쿄(일본)=송채수 기자 mansc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