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돌연사한 고 김태희 아나운서(33)의 장례식이 2일 낮 12시 서울 중앙대의료원 용산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MBC 아나운서실은 당초 2일 여의도 MBC 사옥 남문광장에서 사우장으로 김 아나운서의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김 아나운서의 가족들이 고인을 조용하게 보내고 싶다며 가족장으로 결정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용산경찰서가 검찰에 의뢰하려던 부검 계획도 취소됐다. 당초 용산경찰서는 2일 부검을 실시할 방침이었지만, 가족들이 반대 의사를 나타낸데다 김 아나운서의 사망 정황을 볼 때 타살이나 자살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고사로 추정돼 부검을 포기했다.
김 아나운서는 미숙아를 낳은 뒤 자책감과 산후우울증에 시달려왔다는 주변의 진술이 있으나, 유서가 없는데다 시신 주변에 소주병과 구토 흔적이 있어 기도 질식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유력한 사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29일 오후 1시쯤 서울 이촌동 집 현관방에서 무릎을 웅크린 자세로 숨져있는 모습이 남편인 프로기사 유창혁 9단(38)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 99년 유창혁 9단과 1년 8개월여의 열애 끝에 결혼한 김 아나운서는 15개월된 아들과 2주일된 아들 등 두 아이를 뒀다.
(스포츠조선 신남수,권인하 기자)
언론사 취재 사양
사망 하루를 넘긴 1일 고 김아나운서의 빈소는 전날의 침통 오열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표정. 그러나 유가족들은 충격 때문인지 1일 아침보도 등에 대해 "좋은 일도 아닌데 매체를 통해 나가는게 마음이 아프다"며, 언론사의 취재를 정중히 사양, 주변을 더욱 숙연케 했다.
노사연씨 등 조문 행렬
빈소에는 이날 새벽 사망소식을 듣고 맨처음 다녀간 프로기사 최규병씨 외에 1일 낮에도 김인 윤기현 김영환 남치영 조혜연씨 등 선후배 동료 기사들이 홀로 남은 유창혁씨를 위로했다. 이밖에 이긍희 MBC사장, 이윤철 아나운서 국장, 하지은 강재형 아나운서 최율미 전 아나운서(현 홍보부 차장) 등 MBC 고위관계자 및 동료 선후배 아나운서들과 이택림 노사연 등 MBC 라디오 진행자들도 속속 빈소를 방문,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유창혁 9단 식음 전폐
부인의 죽음으로 비통해 하고있는 유창혁 9단은 이날도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한채 조용히 조문객을 맞았다. 유9단은 특히 둘째 아이가 조산으로 인큐베이터에 있고, 산후우울증으로 시달리던 중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해 더욱 죄책감에 시달리는듯 눈물로 눈이 퉁퉁 부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