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레인보우코스. 제5회 휠라컵 국제스노보드대회에 출전한 한 선수가 ‘빙판’에 가까운 슬로프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기문을 헤치고 질주했다.
피니시라인에 들어선, 가뿐 숨을 내쉬며 헬멧을 벗은 주인공은 앳된 얼굴의 여중생 신다혜(16·평택 세교중3). 신다혜는 1·2차시기 합계 2분17초51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신다혜는 한국 스노보드의 미래를 짊어진 꿈나무다. 지난 97년부터 스노보드 국가대표팀이 출범했지만, 여자의 경우는 아직 정식 국가대표를 뽑은 적이 없다. 올 4월 새로 대표팀을 꾸릴 때 신다혜가 ‘국내 첫 여성 스노보드 국가대표’가 될 전망이다. 중3이지만 1m65, 57㎏으로 신체조건도 좋다. 담력이 좋아 알파인 선수로는 제격이라는 것이 김교진 국가대표 코치의 귀띔.
신다혜는 여섯 살 때 보드에 입문했다. 당시에는 ‘주니어용’ 보드 부츠가 없어 신다혜는 스키 부츠를 신고 ‘알파인 보드’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발에 맞는 알파인 전용 보드 부츠를 신고 경기에 나섰다. 각종 대회에서 따낸 상장과 메달이 30여개. 지난해에는 미국·뉴질랜드 등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거치며 기량이 급상승했다.
다혜네 집은 가족 4명이 모두 보드 매니아다. 협회가 육성하는 ‘보드 꿈나무’인 동생 봉식(평택 덕동초등 5)은 이번 휠라컵대회에서 알파인 코스 전주자(경기에 앞서 코스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시범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로 활약했다.
아버지 신기우(사업)씨도 수준급 알파인 보더. 국민생활체육 윈드서핑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한 신씨는 12년 전 보드의 매력에 빠져 온 가족을 이끌고 보더가 됐다. 우리 나이로 쉰살인 신씨는 2002년 지산배에서 3위에 입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