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회의실에 1일 오후부터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欽欽新書)’ 서문이 적힌 가로 12m, 세로 3m짜리 대형 액자가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흠흠신서는 정약용이 형사 사건을 다루는 관리들을 계몽하기 위해 순조 19년인 1819년 완성, 3년 뒤 간행한 책이다. ‘흠흠’이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책의 서문은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내고 또 죽이니 인명은 하늘에 매여 있다”고 시작, “삼가고 또 삼가는 것이 형을 다스리는 근본이다”는 충고로 끝난다.
김기춘(金淇春) 법사위원장은 “검찰과 법원 등 법사위 회의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이 글에 담긴 뜻대로 사법 업무에 임하길 바라는 뜻에서 액자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흠흠신서의 서문을 쓰자는 아이디어는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제시했고, 글은 서예대전 초대작가인 이홍철씨가 썼다. 비용은 국회 사무처가 일부 지원하고, 나머지는 김 위원장이 사재를 출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