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9회초 1사 1·3루에서 삼성 7번 강동우의 외야 플라이를 두산 김창희와 나주환이 받으러 뛰어가다 부딪히고 있다.

LG의 외국인선수 알칸트라는 7회 2사 3루 상황서 문학구장의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여유있게 3루를 지난 그는 가슴에 성호를 긋는 듯한 동작으로 '투런 홈런'을 자축했다.
홈 플레이트 바로 앞에선 손가락을 치켜들며 하늘을 쳐다본 뒤 3루 더그 아웃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바꿔 동료들의 축하까지 받았다. 그런데 이때 SK의 포수 박경완이 주심 문승훈씨에게 "알칸트라가 홈을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알칸트라의 실수를 함께 지켜봤던 주심 문씨는 아웃을 선언했다(야구규칙 7·10).

야구 규칙상 SK의 박경완이 어필을 하지 않았더라면 심판은 알칸트라의 잘못을 ‘묵인’하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졸지에 홈런만 하나 잃어버린 알칸트라는 불같이 화를 내 봤지만 이미 늦었다. 공식 기록은 3루타.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홈런 후 루 지나치기’로 인한 아웃이었다. 이 부문 1호는 한화 송지만이 1999년 4월 21일 쌍방울전에서 기록한 바 있다.

LG알칸트라의 ‘곰바우 플레이’로 한 점을 번 SK는 7일 열린 삼성증권배 2003프로야구 홈 경기서 6대3으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SK의 신인 송은범은 5와 3분의 1이닝을 7안타 1실점으로 막아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현대는 수원서 열린 기아와의 더블헤더서 1승씩을 주고 받았다. 1차전은 현대가 9대8로 이겼다. 7―6으로 앞서던 9회초 상대 박재홍에게 2점 홈런을 맞아 7―8로 역전당했으나 9회말 김동수가 솔로 홈런을 쳐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볼넷으로 나간 브룸바가 채종국의 보내기 번트 때 기아 투수 이강철과 중견수 이종범이 저지른 연속 악송구를 틈타 결승점을 뽑았다. 시즌 첫 ‘끝내기 실책’의 덕을 봤다. 2차전은 기아가 4대2로 설욕했다.

잠실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삼성이 두산을 4대2로 따돌리고 4연패 사슬을 끊었다. 2차전은 두산이 5대2로 승리. 기아 출신인 선발 투수 손혁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승리를 따냈다.

한편 마산의 롯데―한화전은 비로 미뤄졌다. 경기 일정은 추후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