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재벌 안주인이었던 고 정주영 회장의 부인 변중석(邊仲錫·80) 여사는 2년 전 남편에 이어 아들마저도 먼저 떠나 보내는 비운(悲運)을 맞이했다. 현재 변 여사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앙병원 18층 특실에서 13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병문안을 왔다갔지만 변 여사는 아직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도 좋지 않아 비보(悲報)를 접할 경우 그 충격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사망 당시에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소식을 바로 전해듣지 못했다.
생전에 정몽헌 회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과 함께 형제 중 가장 자주 변 여사의 병실을 찾았다고 지인들은 말했다. 정몽헌 회장은 지난 6월 마지막으로 변 여사 병문안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 여사는 지병인 심장병·고혈압 등으로 입원, 호흡기를 달고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병원측 설명이다. 병원측은 변 여사의 건강상태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외부 접촉을 철저히 막고 있다.
변 여사는 재벌부인이라기보다 남편 정주영의 ‘아내’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한 내조로 정 전 명예회장 곁을 지켜왔다. 정 전 명예회장은 “내가 돈을 많이 번 것은 집사람 덕분”이라고 종종 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