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중랑천에서 낚시를</b><br>중랑천 중류 이화교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복개된 청계천도 복원 이후에는 물고기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계천의 부족한 수량을 채우기 위해 한강물이나 지하수를 흘려 보내도 물고기가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복원된 지역에는 다시금 생물들이 찾아 들어올까?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제기되는 수질 환경이나 생태계 회복문제 등에 참고가 될 만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원장 김명희·金明姬)은 15일 지난 3~6월까지 청계천과 지천인 정릉천을 대상으로 모두 10개 지
점에서 실시한 수질과 서식 생물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 상류는 1급수, 하류도 2급수 유지

청계천 가운데 복개하지 않고 노출돼 있는 옥인동천과 삼청동천의 상류는 3월은 1급 수질(1 이하), 6월은 2급 수질(3 이하)을 나타냈다< 표 >. 또 하류인 마장2교 지점도 상류와 큰 차이가 없는 양호한 수질을 보였다. 청계천 복개구간은 건천(乾川)이고, 정릉천을 통해 유입되는 지하수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정릉천도 건천 구간이 많지만 제2 제기교 하류는 흐름이 유지된다. 지난 2000년 12월부터 지하철 고려대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하루 7000t씩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천의 물이 말라 있기 때문에 대체 측정지점으로 선택한 광교·남산 하수관로는 중랑하수처리장에서 하수 처리되기 이전의 수질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청계천과 정릉천 바닥의 토양에서는 납, 수은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 중류에도 사는 1급수 어종 버들치

청계천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은 모두 30종으로 조사됐다.
상류와 하류의 노출된 지역에서는 각각 21종, 9종이 발견됐다. 상류(버들치)·하류(붕어) 모두 물
고기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복개지역의 하수관로(그림 ③, ④ 참조)에서는 애모기, 실지렁이
등 4종만 채집됐다. 정릉천에서는 모두 59종이 발견됐다. 이 중 상류에서는 46종, 하류에서는 21
종이 발견돼 청계천보다는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1급 수질의 지표가 되는 버들치가 여러 지점에서 발견됐다. 옥인동
(①), 삼청동(②), 정릉공원(⑤) 등 상류뿐 아니라 아래쪽인 제2 제기교(⑥)에서도 확인됐다. 수
온이 찬 곳에 사는 버들치가 상류에서 내려와 지하수가 유입되는 곳에 터를 잡고 사는 것으로 분
석된다. 또 하류 한양대 옆(⑩)에서 발견된 붕어 치어는 중랑천에 서식하는 붕어가 상류로 올라
와 산란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도롱뇽(유생)은 비가 왔을 때 상류에서 떠내려 온 것으
로 보인다.

◇수량만 확보되면 다양한 생물 서식 가능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이후에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용수 9만3700t을 중랑하수처리장 고도처리수(7만1700t), 지하철 지하수(2만2000t)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또 수질 관리나 비상시에 대비해 자양취수장에서도 물을 끌어들인다. 이번 조사결과 청계천은 흐름이 끊기지 않을 적절한 수량만 확보된다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배경석(裵京錫) 보건환경연구원 수질부장은 “청계천 하류는 수량이 부족해 출현 생물이 적지만 수량이 확보되면 10여종에 이르는 한강의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하수를 이용한 생태계 회복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