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용경 사장이 9일 광화문 지점에서 지난 79년에 설치돼 24년 동안 전화대중화를 선도한 반전자 교환기를 완전 철거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날로그형 전화교환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KT는 9일 서울 광화문지점에 설치됐던 반(半)전자교환기를 떼어 내고, “1979년~1981년에 도입했던 반전자교환기 790만 회선을 모두 철거함으로써, 전국 모든 전화교환기를 100% 디지털화했다”고 밝혔다.

전화 가입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전화교환기는 교환원이 손으로 통화자들을 연결하는 수동식에서부터 시작해 기계식교환기·반(半)전자교환기·전(全)전자교환기 순으로 발전해왔다. 이같은 교환기 역사는 우리 나라 전화기 대중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이번에 철거된 반전자교환기는 아날로그방식과 디지털 방식을 혼합한 것으로 지난 1981년 벨기에와 미국에서 각각 수입돼 청와대를 비롯하여 서울 광화문 일대 관공서와 대기업에 전화를 대량으로 보급하는 계기가 됐었다. 최초의 반전자교환기는 1979년에 도입됐었다.

KT는 1982년 전전자교환기를 수입해 완전 디지털 시대를 처음 열기 시작했고, 1986년 국내에서 개발한 전전자교환기(TDX 시리즈)를 중심으로 디지털 교환방식 전화를 전국에 대대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반전자교환기를 액세스 게이트웨이(Access Gateway)란 신형 디지털 장비로 교체함으로써 21년 만에 디지털화 사업을 완성한 셈이다.

KT는 앞으로 2단계 디지털화 계획에 따라 2004년부터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사업(NGN)을 본격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NGN은 기존 음성통신이외에 동영상통신, 데이터통신 등을 한데 묶은 것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유선통신을 뜻한다.

KT 이용경 사장은 이날 기념식을 갖고, “전국 전화망을 완전히 디지털함으로써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차세대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하여 IT(정보기술)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