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2ㆍ울산)가 이번엔 '베컴'으로 변신했다.
톡톡 튀는 헤어스타일로 팬들의 시선을 모아 온 그가 12일 대표팀 훈련이 시작된 파주NFC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의 데이비드 베컴(28ㆍ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연상케 하는 '닭벼슬 머리'로 나타나 훈련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코엘류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 화들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베컴의 '닭벼슬 머리'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 한국에서도 3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헤어스타일로 변신하려는 남성들로 헤어숍마다 문전성시를 이룬 바 있다.
한데 이천수는 베컴의 '갈색 닭벼슬'보다 훨씬 화려한 빨강색, 회색, 노랑색, 녹색, 흰색 등 오색의 현란한 색깔로 수놓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 훈련을 구경 온 소녀팬들은 "연예인인 줄 알았다. 너무 멋지다"며 자지러졌고, 동료 선수들도 "역시 천수는 못말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천수가 헤어스타일을 바꾼 것은 제1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한-일전(6월 3일ㆍ요코하마)에서
의 설욕을 위해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취지. 이를 위해 이천수는 훈련소집 전날인 11일 상경해 서울 강남의 모 헤어숍에서 4시간 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특유의 미소로 "베컴이라뇨? 어떻게 베컴을 따라해요?"라며 짐짓 '대스타'에 대한 예우를 하는 듯 했지만 "이번 헤어스타일의 컨셉트는 십자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고도 모자라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컨셉트로 바꿀 것"이라며 또 한번의 변신을 예고했다.
이천수의 에이전트인 스카이콤의 송대한 팀장은 "천수가 태극기를 형상화하는 문양과 색깔로 극일(克日)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헤어스타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파주=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