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천안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천안초등학교 축구부합숙소 화재사건 희생자 영결식장에서 숨진 이건우(13)군의 가족들이 이군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오열하고 있다.<a href=mailto:jhjun@chosun.com>/전재홍기자 <


"우리의 사랑했던 친구들이고 동생이었던 태균, 민수, 민식, 원주,
장원, 바울, 건우, 상혁이가 너무 어이없이 가버려 우리는 그날이
밉습니다. 마라도나를 꿈꾸며 홍명보를 존경하던 너희들의 이름을 우리는
영원히 가슴에 새기렵니다."

1일 오전 9시 합숙소 화재 참사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난 어린
축구부원 8명의 합동영결식이 열린 충남 천안초등학교.

6학년 김예지(13)양이 "아픔도 고통도 없는 세상에서 늠름했던 그 모습
그대로 편히 쉬기 바란다"는 내용의 애도사를 낭독하며 울먹이자,
지켜보던 2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또 영결식 내내 어머니들은 사진을 어루만지며 오열했으며, 고(故)
주상혁군의 어머니 노선자(39)씨는 시종 아들의 사진에 입을 맞춰
지켜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공주 금성여고 주악대의 조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진행된 영결식에서
오완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명예 유소년 국가대표' 인증서를
유가족에게 전달, 이루지 못한 태극전사의 꿈을 달랬다.

이어 강복환 충남도교육감은 조사를 통해 "남아 있어 부끄러운 우리에게
다시는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범하지 않도록 큰 깨달음을 달라"고
말했다.

유족대표인 김바울군의 아버지 김창호(40)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너희들의 모습을 이제 다시 볼 수 없지만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결식 후 어린이들의 유해는 힘껏 공을 차며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
경기도 수원에서 화장을 한 뒤 천안공원묘원에 합동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