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 요리사 중 한 명으로 꼽혀온 베르나르
루아조(Loiseau·52)가 지난 24일 오후 부르고뉴 지방인 코트 도르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프랑스 언론은 "루아조의 시신 옆에서
엽총이 발견됐고, 그가 엽총 탄환에 의해 사망했다"는 경찰 소식통의
말을 통해 그의 자살 가능성을 크게 보도했다.
루아조는 최근 한 식당 안내서가 자신의 레스토랑인 「라 코트 도르」에
대한 평점(20점 만점에 19점)을 17점으로 낮춘 것에 충격을 받아
친구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자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아조와 함께
최고 요리사로 꼽히는 폴 보퀴즈(80)는 "루아조는 2점이나 깎인 것에 큰
충격을 받았음이 분명하다"며 "우리 모두가 한 심약한 남자를
죽였다"고 애통해 했다. 일간지 파리지앵은 "식도락의 별이 졌다"라는
제목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루아조는 17세 때부터 루아르 지방의 한 식당에서 견습생으로 요리에
입문했고, 파리의 식당에서 요리사를 지내다가 1980년대 초부터 코트
도르 지역에서 레스토랑 「라 코트 도르」의 주인 겸 요리사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지난 1991년 자동차 타이어업체인 미슐랭이 발간하는
국제적 식당 안내서 「르 기드 루즈」에서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뒤
프랑스 요리계의 큰 별 자리를 완전히 굳혔다.
그는 레스토랑 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파리와 지방에서 호텔과 식당을 잇달아 인수했고, 대형
유통기업과 손잡고 요리 배달 사업에도 나서는 등 확장을 거듭해
「베르나르 루아조」그룹을 만들었다. 최초로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하는 요리사가 된 것. 그는 기업 경영을 통해 자신의 요리를
대중화하는 데 성공한 요리사로 남기를 원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는
"뉴욕 타임스지의 1면을 장식한 나의 목표는, 이제 호나우두나 펠레처럼
되고 싶은 축구 선수처럼, 위대한 요리사가 되는 것"이라며 "나는 대량
소비 상품을 통해 요리 비법을 팔겠다"는 야심을 피력했다.
(파리=朴海鉉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