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의 해결사 지미 카터(Carter) 전(前) 미국 대통령이 7주째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 해결에 나섰다.

카터는 오는 20일 베네수엘라를 방문, 세사르 가비리아(Gaviria) 미주기구(OAS) 사무총장과 만나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카터 센터측이 밝혔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Chavez)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터가 재벌 등 기득권 세력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탐탁찮은 반응이다.

카터가 베네수엘라 사태 중재에 처음 나선 것은 작년 4월. 반(反) 차베스 세력의 쿠데타, 군부를 중심으로 한 친(親) 차베스 세력의 역(逆) 쿠데타 등 혼란의 와중이었다. 당시 중재는 차베스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카터는 올해 초 베네수엘라 야권으로부터 재차 중재를 요청받았다. 국영 석유회사 노조의 총파업과 차베스의 강경 대응으로 대결이 악화되던 때였다. 다만 차베스와 야권이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에 도움을 각각 요청했고,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된 점이 1차 때와는 다른 환경이다.

좌파 출신 룰라 다 실바(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인 ‘그룹 오브 프렌즈(Group of Friends)’를 제의했다. 15일 에콰도르의 루시오 구티에레스(Gutierrez)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라틴 아메리카 지도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칠레·멕시코·스페인 등도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카터 역시 이 프로젝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라틴 아메리카는 파나마 운하 반환협정 서명 쿠바 제재 해제 촉구 등의 활동을 벌인 카터를 신임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사태는 좌우·빈부·여야 대립 등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성공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