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만 차서는 절대 창조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습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변에 위치한 중경고. 작년 9월부터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최운기 감독은 선수들의 수업참여를 강조했다.
사실 대부분의 고등학교 축구부에서 수업은 형식적이다. 초등학교때부터 공을 차기 시작하면서 지적인 측면은 소홀히 하게 돼 수업은 어쩔 수 없이 들어가고 이 시간도 대부분은 모자란 잠을 자는 시간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설령 잠을 자도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이 있다"면서 "모두가 축구선수로 대성할 수는 없기때문에 최소한의 지식은 이들이 앞으로 삶을 사는데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업을 모두 듣다 보니 중경고 축구부의 하루 일과는 가히 살인적이다.
아침 7시부터 한시간 동안 훈련을 실시한 후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정규수업(6~7교시)을 끝내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오후 훈련을 한다. 이후엔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감독과 코치는 늦은밤 다시 선수들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경기때 찍어두었던 비디오로 장단점을 지적해 준다.
중경고 축구부는 지난 97년에 창단해 이제 겨우 7살이다. 하지만 창단 3년만인 99년 전국대회인 백록기와 서울시 종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신흥 명문으로 떠올랐다.
이때 활약을 펼친 김석우는 현재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다.
창단 3년만에 전국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차범근 축구교실 때문. 신용산초등학교, 용강중을 거치며 발을 맞춘 선수들이 그대로 중경고에 올라와 선수들이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정도였다.
비록 2000년부터 차범근 축구교실 출신의 선수들이 영등포공고로 진로를 바꾸면서 성적이 하락세로 돌아 지난해는 백록기 8강이 최고성적이었지만 최운기 감독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테크닉이 뛰어난 노 진(MF) 드리블이 장기인 김형석(FW) 헤딩력이 좋은 박태양(DF) 등 '3학년 3총사'의 성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 스포츠조선 조호영 기자 >
팀 연혁
▲97년 6월18일 창단
▲주요성적= 제7회 백록기 대회(99년 7월) 제20회 서울시 종별선수권 대회(99년 10월) 우승
▲교장= 이경복
▲주요 출신 선수= 김석우(포항)
▲감독= 최운기(2002.9~현재)
▲선수명단= 이형대(GK) 권순길 김경석 박태양 곽용환 백승기 노승찬 한범희 최건효(이상 DF) 조성민 노 진 이창우 정준호 김형석 이찬우 김원국 이성호 장윤석 신동운 홍혁준(이상 MF) 김진한 김지민 함준영 송점준 유용재(이상 F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