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제2의 도시이자 빅토리아주의 주도 멜버른은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으뜸을 차지한다. 올해에도 멜버른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라는 영국의 경제전문 조사기관에 의해
세계 130개 도시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와 함께 1위로 뽑혔다. '살기
좋다'는 말은 '여행하기에도 좋다'는 말이다. 여행자를 위한 이정표,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지도 한 장이면 영어를 쓰지 않고도 여행을 할 수
있다. 멜버른 도심과 근교의 가볼 만한 곳을 알아보자.
■멜버른 여행법
▲지도를 구하기 :큰 지도도 필요 없다. 도시가 워낙 바둑판처럼 잘
구획됐기 때문에 지도만으로도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내는 트램(tram)을 이용 :도심을 순회하는 무료 트램과
2호주달러(1300원 정도) 정도로 이용할 수 있는 유료 트램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
▲근교는 현지 패키지를 이용 :숙소 로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유인물을 참고해 패키지를 예약하면 여행이 훨씬 쉽다. 환상의 해안선
드라이브코스인 그레이트오션로드 그리고 펭귄의 군무를 볼 수 있는
필립아일랜드 투어가 대표적인 경우다. 5박6일 일정을 가정해서 멜버른과
근교에서 즐길거리를 알아보자.
■5박6일 예상 관광코스
▲첫째~둘째 날:도시 관광. 각종 정원들과 유명 시내 관광지 순례.
브룬스윅·스완스톤 스트리트, 멜버른감옥, 왕립식물원 등. 저녁식사는
야라강변이나 세인트킬다 해변 카페.
이용수단은 트램. '정원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거대한
정원이 많다. 이 가운데 호주의 개척자인 영국의 쿡 선장 생가가 이건돼
있는 피츠로이가든(Fitzroy Garden)은 외지인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정원이다. 거목들과 잔디밭 그리고 온갖 꽃들 사이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멜버른 왕립전시관이 있는 칼튼가든(Carlton
Garden)은 중후한 빅토리아식 건물과 연녹색 가로수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명관광지로는 멜버른 감옥과 왕립식물원이 있다. 멜버른 감옥은
금광시대인 1850년대에 죄수들을 가뒀던 곳이다. 세포처럼 빽빽하게
들어선 감방과 각종 고문도구가 전시돼 있다. 왕립식물원은 남반구
최대다.
거리 구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도심의 북서쪽, 칼튼가든
옆으로 뻗어 있는 브룬스윅(Brunswick) 스트리트는 히피문화와 첨단
패션이 공존하는 젊은 거리다. 간단한 베트남식 스낵( 사진 )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호주식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요리도 즐길 수 있다.
도심의 중심가인 버크(Bourke) 스트리트는 쇼핑과 외식의 중심지다.
콜린스(Collins) 스트리트에는 멜버른 최대 쇼핑몰인 멜버른 센트럴이
있다.
식사는 야라 강변과 세인트킬다(St Killda) 해변 카페촌에서 한다.
멜버른을 관통하는 야라(Yarra) 강변 사우스뱅크(South Bank) 지역은
맛집과 카페가 무리를 이루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그리고 카지노를 비롯한 종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인
크라운콤플렉스도 이곳에 있다. 도심에서 트램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킬다 해변도 낭만적인 카페촌이 형성돼 있다.
▲셋째~넷째 날:근교 탐험. 그레이트오션로드 또는 필립아일랜드,
소브린힐 금광촌
전날 예약한 현지 패키지로 근교 투어를 떠난다. 그레이트오션로드(Great
Ocean Road·GOR)는 멜버른에서 서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420㎞ 길이로
뻗어 있다. 험로가 제법 많아 드라이브가 쉽지 않다. 평화로운 어촌마을
몇 군데를 지나면 해안절벽지대 100여㎞가 이어진다. 거대한 바위 12개가
서 있는 12사도상, 마지막 이민선이 좌초한 로크 아드와 런던브리지 등이
규모의 미학으로 한국인을 압도한다.
멜버른 남쪽의 필립아일랜드(Phillip Island)는 해질녘 둥지로 돌아오는
요정펭귄(Fairy Penguin)의 무리를 구경하는 곳이다. 겁도 없이 사람들
틈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어른 무릎 높이의 펭귄 가족이 귀엽다.
멜버른 북쪽 110㎞ 발라라트에는 소브린힐(Sovereign Hill)이 있다. 옛
금광촌을 관광객용으로 재개발한 곳이다. 마을 하나를 19세기 말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미리 던져놓은 작은 사금을 주워 올리려는 관광객들로
개울은 늘 만원이다.
▲다섯째~여섯째 날:맘에 드는 곳을 더 가거나 기념품 구입 후 귀국
■필요한 정보들
▲가는 길 :캐세이패시픽항공(www.cathaypacific.co.kr)이
서울~홍콩~멜버른 루트를 매일 운항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서울~시드니 직항과 시드니~멜버른 국내선을 타게 된다.
스케줄은 현지 도착이 이른 아침인 캐세이패시픽이 여행하기 좋다.
캐세이패시픽은 또 홍콩과 멜버른을 묶은 에어텔 자유여행상품을 판매
중이다. 5박6일 89만5000원부터. 마지막 1박은 홍콩에서 한다. 예약은
서울(02-311-2800), 부산(051-462-0331)사무소, 호텔 및 관광일정 문의는
걸리버여행사(02-2170-6510)
▲비자 :3개월 체류가능한 관광비자는 항공권 구입시 자동으로 발급된다.
가끔 동명이인 때문에 입국이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 비자 내용을 꼼꼼히
확인한다.
▲입국시 주의점:발리 테러에서 호주인들의 피해가 컸던 탓에 테러비상이
걸려, 입국 심사가 불쾌할 정도로 까다롭다. 짐을 이잡듯이 쑤셔놓기
일쑤이다. 반드시 방문 목적을 '관광 sightseeing' 혹은 '휴가
holiday'라고 밝힐 것.
▲추천 현지 가이드북 :멜버른 공항에서 구할 수 있는 'This Week in
Melbourne'과 숙소 로비에 비치돼 있는 'Melbourn's Little Black
Book'( 사진 ). 앞의 것은 멜버른 공식 가이드북이고 뒤의 것은
멜버른의 '밤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한 가이드북이다. 주로 남성용.
▲현지 실용정보 :멜버른 관광국 홈페이지(www.visitmelbourne.com·
영문)에 숙소 및 주요관광지 정보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속도가 느린
게 흠. 호주관광청 홈페이지(www.eaustralia.or.kr)도 좋은
참고사이트. (02)779-8927
(멜버른(호주)=박종인기자 seno@chosun.com)